겨우내 준비를 거친 각 팀이 치열한 자리 잡기 싸움을 펼치고 있다. 개막 초반 한 달간 성적에 따라 잡히는 자리가 이후 순위 싸움에 지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에서 각 팀 모두 초반부터 신중한 행보를 펼치고 있다. 지난해 같은 시기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와 한화 이글스, KT 위즈가 급격히 추락하면서 거리가 일찌감치 벌어졌던 것과 달리, 올 시즌 개막 초반엔 여전히 혼전 양상이 계속되고 있다.
12일 현재 KBO리그 10개 구단 평균 타율은 2할5푼4리, 총 52개의 홈런으로 팀당 5개를 약간 넘는 수준이다. 지난해 같은 시기(평균 타율 2할7푼3리, 팀당 평균 홈런 8개)와 비교하면 꽤 낮아진 수치. 이제 개막 첫 주차를 지난 시점이기에 유의미한 데이터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공인구 반발력 상승을 우려했던 시즌 전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풍경이다.
2020시즌 초반 타자들의 방망이는 적극적으로 돌아갔다. 2019시즌 공인구 반발력 조정 여파로 죽을 쒔던 타자들은 겨우내 히팅 포인트 조정, 웨이트량 증가 등 대비책을 세우고 시즌에 돌입했다. 리그 연기로 타자들 보다 컨디션 조정에서 불리한 여건이었던 투수들이 투고타저 시즌의 경험에 비춰 스트라이크존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는 공격적인 피칭을 고수한 여파도 작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