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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핫포커스]'타율 0.229+결정적 병살' 손아섭, 연장 혈투 패배 부른 베테랑의 침묵

김영록 기자

입력 2021-04-12 00:11

'타율 0.229+결정적 병살' 손아섭, 연장 혈투 패배 부른 베테랑의 …
롯데 손아섭.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연장 10회말 1사 1,2루에 손아섭. 롯데 자이언츠 팬이라면 감동의 끝내기를 상상하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롯데의 간판타자, 33세 베테랑의 타구는 유격수 정면으로 향하는 땅볼이었다. 패배를 부른 병살타였다.



롯데는 1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 전에서 연장 11회초 박동원에게 결승 희생플라이를 허용, 4시간 43분에 걸친 혈투를 패배로 마감했다.

2회말 2점을 선취한 이래 수차례 득점 찬스를 무산시킨 타선의 변비야구가 원인이었다. 양팀에서 7명씩, 무려 14명의 투수가 출격한 혈전이었다. 휴식일을 앞둔 일요일 경기, 양팀 사령탑은 아낌없이 불펜 투수들을 이날의 승부에 털어넣었다.

숱한 계투 속 키움은 11개, 롯데는 17개의 잔루를 기록했다. 특히 키움은 9회까지 안타가 단 1개에 불과했다. 바로 5회초 볼넷과 사구로 만든 기회에서 서건창이 때린 적시타다. 키움은 이 안타로 첫 만회점을 뽑았고, 김혜성의 날카로운 내야땅볼로 동점을 만들었다.

이후 롯데의 줄기찬 공격을 실점없이 막아내며 연장까지 버텼다. 그리고 연장 10~11회 두 이닝에만 5개의 안타를 몰아쳤고, 연장 11회초 기어코 홈을 밟으며 6회 이후 이어지던 0의 행진에 쐐기를 박았다.

반면 롯데의 3자범퇴는 7회 단 한 이닝 뿐이었다. 1회와 6회까지, 총 3이닝을 제외하면 매회 스코어링 포지션에 주자가 진루했다. 하지만 거듭된 득점 찬스에서 적시타를 친 선수는 안치홍 뿐이었다. 서건창과 안치홍, 양팀의 베테랑 2루수 겸 톱타자들은 2안타 2타점을 기록하며 팀 공격을 이끌었다.

특히 10회말 공격은 야구의 신이 야속할 지경이었다. 앞서 10회초 서건창의 실수를 파고든 한동희의 집중력 덕분에 위기를 극복했고, 곧바로 선두타자로 나선 한동희가 우익수 앞 안타를 치며 기회를 만들었다. 하지만 1사 1,2루에서 손아섭의 병살타는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고, 롯데는 바로 다음 이닝에서 결승점을 내주고 말았다.

손아섭에겐 3차례의 득점 찬스가 주어졌다. 10회말 끝내기 찬스 외에 2회말과 4회말의 1,2루 찬스도 있었다. 선취점을 올린 롯데의 승기를 굳힐 수 있었던 순간들이었다. 하지만 손아섭은 번번이 범타로 물러났다. 유일한 안타는 6회 2사 후 주자 없는 상황에서 때렸고, 8회에는 2사 1,2루에서 볼넷을 골랐지만 다음 타자 전준우가 삼진으로 물러나며 기회가 무산됐다. 이날 5타수 1안타를 기록한 손아섭의 시즌 타율은 2할2푼9리(35타수 8안타)까지 내려앉았다.

롯데는 이날 승리했다면 지난 NC 다이노스 전에 이어 2연속 위닝 시리즈를 이어갈 수 있었다. 3승3패로 보합세를 이룬 승패에서도 터닝 포인트를 마련할 수 있었다. 그래서 더욱 아쉬운 베테랑의 침묵이었다.

부산=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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