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뉴스

'초특급' 수아레즈 앞세운 LG의 초반 선두질주, 진정한 '윈나우'시즌 선언

박재호 기자

입력 2021-04-12 06:15

more
'초특급' 수아레즈 앞세운 LG의 초반 선두질주, 진정한 '윈나우'시즌 …
2021 KBO 리그 SSG 랜더스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4회초 수비를 마친 LG 수아레즈가 덕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1.04.11/

지난해 LG 트윈스는 창단 30주년을 맞아 우승 도전을 선언했다. 1994년 이후 26년만에 정상을 밟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결과는 뒷심 부족으로 페넌트레이스 2위를 놓쳤고, 짧은 가을야구에 그쳤다. 설욕의 겨울을 보내며 LG는 차곡 차곡 '윈 나우' 시즌을 표방했다. 아직은 시즌 초반이지만 견고한 경기력을 뽐내며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다.



그 중심에 외국인 투수 앤드류 수아레즈가 있다. 타일러 윌슨을 보내고 영입한 수아레즈는 무려 국내 4개팀이 눈독을 들였던 '대어'였다. '한국에 있을 선수가 아니다'는 각팀 외국인 스카우트 파트의 평가. 기대대로 수아레즈는 완벽에 가까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6일 KT 위즈전에서 6이닝 무실점으로 데뷔전 승리를 거둔 뒤 11일 SSG 랜더스를 상대로는 8이닝 무실점으로 2승째를 따냈다. 팀의 1대0 승리에 결정적인 공헌을 했다. 올시즌 14이닝 무실점, 시범경기 3이닝 무실점까지 더하면 무려 17이닝 무실점 행진이다.

이날 수아레즈는 최고 시속 153㎞의 포심 패스트볼에 최고 시속 150㎞의 투심 패스트볼, 커브와 슬라이더, 체인지업, 컷 패스트볼까지 무려 6개 구종을 뿌렸다. 거의 모든 공이 스트라이크존 주위에서 놀다 보니 SSG 타자들은 마음이 급했다. 공격적인 피칭 패턴, 빠른 승부에 방망이를 거두고 있을 순 없었다.

수아레즈는 8회까지 3안타 무실점. 탈삼진은 9개를 챙겼다. 눈여겨볼 부분은 투구수. 8회까지 불과 87개 밖에 던지지 않았다. 버리는 볼이 없었다. LG는 이날 SSG 선발 박종훈의 호투에 밀려 경기 내내 고전했다. 박종훈이 내려간 7회말 오지환의 2루타에 이어 유강남의 결승타가 터졌다. 방망이가 힘겨운 날이라도 마운드가 극강으로 버티면 문제없다. LG는 수아레즈가 8회까지 책임지고, 리그 정상급 마무리 고우석이 마운드를 이어받아 승리를 매듭지었다.

코로나19 밀접 접촉자로 분류돼 자가격리중인 차명석 LG 단장은 지난 겨울부터 전력 강화 주안점으로 '정상에 설 수 있는 팀'을 대내외에 표방하고 있다. 페넌트레이스 뿐만 아니라 가을야구에서 성과를 내려면 마운드 '벌떼 작전'으로는 한계가 있다. 확실한 주전급 자원이 중요하다. 지난 3년간 팀의 주축 선발로 활약해준 타일러 윌슨을 일찌감치 포기하고 수아레즈 영입전에 뛰어든 이유다.

류지현 감독은 사령탑 첫 시즌임에도 매번 플레이의 완성도와 그에 걸맞은 결과를 이야기한다. 차 단장 역시 "이제 LG 트윈스를 두고 가을야구를 목표라고 언급하는 것은 성에 차지 않는다. 더 높은 곳을 바라봐야 한다"며 "우리의 목표는 우승"이라고 강조했다.

확실한 외국인 투수의 존재는 정규시즌에 국한되지 않는다. 가을야구에서도 계산되는 승부가 가능해진다. 수아레즈의 시즌 초반 호투는 이런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날 LG는 핵심 불펜 정우영에게 휴식을 제공했다. 3연투는 가급적 피한다. 경기 전 류지현 감독은 상대의 대응 전략을 감안해 "오프더레코드로 해달라"고 공식요청을 했다. 그러면서 "수아레즈가 좀 길게 던져 주면 좋겠다"고 했다. 사령탑의 마음을 읽었을까. 수아레즈는 믿기 힘들 정도의 공격적인 피칭으로 효과적으로 이닝을 소화해 나갔다. 좀더 욕심을 냈다면 완봉도 어렵지 않을 페이스였다. LG 더그아웃에 웃음이 가시질 않는다.

이번 SSG와의 홈 3연전을 2승1패 위닝시리즈로 마친 LG는 5승2패를 마크, 단독 선두로 뛰쳐나갔다. 잠실=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