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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리포트]타석에서도 '실패할 자유' 실천하는 한화, '눈야구'로 대패 설욕

박상경 기자

입력 2021-04-11 21:40

타석에서도 '실패할 자유' 실천하는 한화, '눈야구'로 대패 설욕
2021 KBO리그 한화이글스와 두산베어스의 경기가 1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렸다. 한화 마무리 정우람이 팀의 3대2 승리를 확정짓고 동료들과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대전=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21.04.11/

[대전=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팀에서도 인지하는 부분이다."



한화 이글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은 시즌 초반 루킹 삼진 비율이 상당한 타선의 문제를 두고 이렇게 말했다.

한화 타자들의 올 시즌 테마는 '자기만의 존 형성'에 맞춰져 있다. 개개인별로 선택한 스트라이크존에 들어오는 공은 방망이를 내밀되, 그 외의 공은 그대로 흘려보내는 것. '장점 극대화'라는 수베로 감독의 철학과 조니 워싱턴 타격 코치의 지도가 맞물렸다. 하지만 이렇다 보니 삼진 비율, 특히 루킹 삼진은 자연스럽게 높아질 수밖에 없다. 10일까지 한화는 6경기서 총 54개의 삼진을 당해 이 부문 최다 2위에 올랐다.

수베로 감독의 생각은 어떨까. 그는 11일 대전 두산 베어스전을 앞두고 "(높은 루킹 삼진 비율은)팀에서도 인지하는 부분"이라고 운을 뗐다. 하지만 "워싱턴 코치가 주문하는 것과 맞닿아 있다. '본인이 잘 칠 수 있는 존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나머지 공은 흘려보내라'는 메시지를 선수들에게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아직 시즌 초반이다. 우리 팀이나 선수들이 겪어 나가는 단계"라며 차츰 나아질 것이라는 생각을 드러냈다.

이날 두산전에도 한화는 두산 마운드에 9개의 삼진을 당했다. 2회 무사 1, 2루엔 연속 삼진으로 찬스가 무산됐고, 2-2 동점을 만든 6회 2사 2루에서도 정은원이 삼진으로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7회에도 선두타자 출루 후 세 타자 연속 삼진에 그치는 등 아쉬운 모습이 이어졌다.

하지만 한화의 '눈야구'는 결정적 순간 힘을 발휘했다. 8회 선두 이성열이 볼넷으로 출루하면서 다시 불을 지폈다. 정진호의 내야안타 뒤 잇단 범타로 찬스가 무산되는 듯했지만, 2사 1, 3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정은원이 두산 마무리 투수 김강률의 볼을 골라내면서 3B1S의 유리한 카운트를 만들었다. 결국 김강률은 자동 고의4구로 장운호와의 승부를 택했다. 한화는 장운호의 내야안타로 결승점을 뽑으면서 기어이 3대2 역전에 성공, 전날 1대18 대패를 설욕했다.

수베로 감독은 올 시즌의 문을 열면서 선수들에게 '실패할 자유'를 강조했다. 자신감을 가진 플레이에서 이뤄지는 실패가 이후 똑같은 상황에선 보약이 될 것이라는 신념을 강조했다. 두산전에서 만큼은 타석에서의 '실패할 자유'가 결과적으로 성공으로 귀결된 모양새다.

대전=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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