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가 개막 3연승을 달렸다. 2019시즌 통합 우승팀이고, 지난해까지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던 강팀이지만 올해 두산의 우승을 예측하는 전문가는 적었다. 주축 타자들의 이탈과 검증된 외국인 투수들과의 작별로 전력이 오히려 약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산은 2021시즌을 개막 3연승으로 출발했다. 물론 '이제 겨우' 3경기이기 때문에 섣부른 설레발은 금물이다. 그러나 시작과 더불어 좋은 결과, 그것도 타이트한 경기들을 모두 잡아낸 것은 분명 올 시즌 두산에도 큰 원동력이 되는 출발이다.
승리보다 인상적이었던 요소는 두산 야수들의 화려한 수비다. 아니 화려하다기 보다는, 가장 정석적인 호수비였다. '핫코너'를 지키는 3루수 허경민은 6일 삼성전에서 불규칙 바운드 타구를 정확히 측정해 잡아내며 실점을 막았고, 파울존에 뜬 까다로운 플라이 타구도 낚아채는 집중력을 발휘했다. 호수비쇼는 7일 경기에서도 계속 됐다. 실점 위기였던 6회초 1사 1,3루에서 김헌곤의 타구를 백핸드로 빈틈 없이 잡았고, 지체 없이 홈으로 쐈다. 홈을 노리던 3루주자 구자욱이 허무하게 아웃되면서 삼성의 공격도 흐름이 끊긴 순간이었다.
앞서기 위해서는 먼저 지켜야 한다. 개막 이후 두산 타선의 짜임새가 아직 '베스트'라고 보기는 힘들다. 타자별로, 상황별로 기복이 있다. KIA와 삼성을 상대로 한 경기에서도 두산쪽으로 일방적 유리한 전개는 없었다. 막판 홈런 한 방으로 역전하거나, 아슬아슬한 리드를 지키는 상황이 이어졌다. 마무리 김강률이 3경기 연속 등판해 세이브 3개를 챙긴 것만 봐도 결코 느슨한 경기가 아니었음을 알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