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뉴스

[인천 이슈]'1군 데뷔 무산→감독 퇴장까지' 개막 첫주부터 꼬여버린 한화 불펜

김영록 기자

입력 2021-04-07 08:58

more
'1군 데뷔 무산→감독 퇴장까지' 개막 첫주부터 꼬여버린 한화 불펜
6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KBO리그 SSG 랜더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열렸다. 한화 수베로 감독이 8회 투수 교체 과정에서 심판에 어필하며 퇴장을 당하고 있다. 인천=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1.04.06/

[인천=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고작 2경기만에 단단히 꼬였다. 감독은 개막 2경기 만의 퇴장이란 불명예를 안았고, 투수 변신 2년여만의 1군 데뷔는 무산됐다.



개막을 맞이하는 한화 이글스의 분위기는 활기찼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을 위시한 외국인 코치진의 에너지가 선수단에도 고스란히 전달됐다. 패기만만한 젊은피도 빛났다.

압도적인 시즌 최하위 예상과 달리, 개막 2경기 모두 1점차 패배였다. 2점, 1점에 그친 타격은 다소 아쉬웠지만, 마운드는 기대 이상이었다. 두 외국인 투수 닉 킹험과 라이언 카펜터도 스스로를 향한 의문에 호투로 응답했고, 지난해 급격히 성장한 불펜은 명불허전이었다.

그런데 뜻밖의 변수가 발생했다. '통역 리스크'다.

한화 1군 더그아웃에는 무려 7명의 외국인이 있다. 외국인 코치진 4명과 킹험-카펜터-라이온 힐리다. 때문에 10개 구단 그 어느 팀보다도 통역의 중요성이 부각된다. 한화는 이를 위해 무려 5명의 통역을 고용했다. KBO도 개막을 앞두고 더그아웃 통역 인원을 5명까지 가능하게 규정을 변경하며 뒷받침했다.

하지만 6일, 한화가 1-2로 뒤진 8회말 2사 후 투수교체 과정에서 혼란이 있었다. 한화 코치진은 '66번' 주현상으로의 투수 교체 의사를 밝혔지만, 심판진에는 '55번' 강재민의 투입으로 전달된 것.

심판진 뿐만 아니라 KBO 공식 기록원도 같은 내용을 전달받았다. 이에 따라 마운드에는 주현상이 올라 연습구를 던지기 시작했지만, 전광판에는 강재민이 표기되는 보기드문 모습이 연출됐다.

한화 측은 단순한 착오였던 만큼 쉽게 바로잡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한화 더그아웃에 모여든 심판진과 수베로 감독의 대화가 시작됐다. 그 사이 주현상은 한동안 몸을 풀고 있었다.

그간 2군에서 몸을 만들어온 주현상은 개막 직전 콜업이 결정됐다. 이날은 2019시즌 마무리캠프에서 그가 투수로 전향한 이래 처음 오른 1군 마운드였다. 감회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앞서 수베로 감독은 "첫 2경기는 가능하면 많은 선수에게 출전 기회를 주고 싶다. 선수의 퍼포먼스와 별개로 캠프 때 열심히 해서 1군에 들었다는 걸 인정하는 의미"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반면 한화 불펜 에이스인 강재민은 이미 지난 4일 KT 위즈와의 개막전에 마운드에 올라 1⅓이닝을 투구했다. 이날은 한주를 시작하는 화요일 경기이기도 했다. 한화로선 역전을 대비해 아껴놓은 카드였다.

하지만 심판진의 태도는 완강했고, 수베로 감독의 항의는 점점 격해졌다. 시간이 길어지면서 주현상의 연습투구는 중단됐다. 수베로 감독은 '통역상의 실수이니 바로잡아달라'며 목소리를 높였지만, 심판진은 '이미 통보된 이상 바꿀 수 없다'는 태도를 견지했다.

결국 주현상의 1군 데뷔전은 무산됐고, 강재민이 마운드에 올랐다. 강재민이 SSG 간판타자 최정을 잘 잡아내며 이닝을 마무리지은 건 천만다행.

하지만 수베로 감독은 4분 이상의 항의를 한 관계로 KBO리그 데뷔 2경기만에 퇴장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1타자이긴 하지만 강재민이 마운드에 오른 이상, 이번주 한화 불펜 운용은 꼬일 수밖에 없다. 투수 전향 1년반만의 1군 마운드를 꿈꿨던 주현상의 데뷔전 무산에 1점차 2연패까지, 한화 입장에선 씁쓸함이 남는 결과였다.

인천=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