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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 인터뷰]그의 눈빛이 달라졌다 "보답하는 7년 돌려드리겠다"

나유리 기자

입력 2021-04-07 07:00

그의 눈빛이 달라졌다 "보답하는 7년 돌려드리겠다"
삼성 라이온즈와 두산 베어스의 2020 KBO 리그 경기가 6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5회말 무사 1루, 두산 허경민이 안타를 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1.04.06/

[잠실=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마음 단단히 먹었습니다. 7년 뒤에도 이런 이야기를 들을 수 있도록 보답하겠습니다."



두산 베어스 허경민은 지난 겨울 무려 최대 7년짜리 FA 계약을 맺었다. '내야수 최대어'였던 허경민 영입에 여러 구단이 관심을 보였다. 최후의 승자는 원 소속팀 두산이었다. 워낙 여러 관심이 많아 허경민이 두산을 떠날 수도 있다는 소문이 있었지만, 그를 잡기 위한 두산의 적극적인 러브콜이 주효했다. 결국 허경민은 최대 7년 최고 총액 85억원에 사인을 했다. 4년 총액 65억원 이후 +3년 20억원은 선수 옵션이다.

허경민은 이미 두산에서 7년을 뛸 각오를 마쳤다. 출발이 좋다. 지난 4일 KIA 타이거즈와의 시즌 개막전에서 4타수 2안타 1타점 '멀티 히트'로 출발하더니 6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4타수 3안타로 2경기에서 6할이 넘는 타율(0.625)를 기록했다. 이제 겨우 2경기라 섣부른 평가는 이르다는 것을 누구보다 허경민이 잘 알고 있다.

그러나 확실한 사실은 그의 눈빛과 플레이 하나하나가 달라졌다는 사실이다. 원래도 성실한 플레이로 인정받아왔지만, FA 계약 이후 더욱 의욕적이다. 공격과 수비 어느 하나 쉽게 넘기지 않겠다는 듯이 집중을 늦추지 않는다.

허경민은 FA 계약 이후 오히려 마음 가짐이 더 단단해졌다고 이야기했다. "솔직히 지난해에는 FA를 앞두고 있다는 각종 수식어들이 의식이 됐었다. 올해는 구단에 보답하면서 앞으로의 7년을 돌려드린다는 생각이다. 마음을 정말 단단히 먹었다. 7년 뒤에도 '정말 열심히 잘하더라'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도록 하고싶다"는 게 허경민의 진심이다.

어느새 입단 10년이 훌쩍 넘은 그는 팀에서의 역할에도 많은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특히 올해 두산에는 강승호 박계범 양석환 등 또래 내야수들이 새로 대거 영입됐다. 이들이 빨리 적응해 더 강한 팀을 만드는 것에도 허경민은 의욕적이다. "이런 선수들이 왜 아직 제 기량을 못피웠나 싶을 정도로 좋은 선수들이다. 특히 양석환 같은 선수가 우리 라인업에 있다는 자체로 시너지가 나는 것 같다. 1루에 서있는 자체로 든든하다. 올해 무조건 양석환이 잘할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고, 승호나 계범이도 우리팀에서 기량이 만개하도록 조금이라도 도와주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함께 FA 장기 계약을 맺은 동갑내기 친구 정수빈에게는 당근 대신 채찍(?)을 휘둘렀다. 정수빈은 두산과 6년 최대 56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두 사람은 앞으로도 6년 이상 한 팀에서 같이 뛰게 됐다. 절친한 사이인만큼 친구로서 서로 자극제가 되는 관계다. 허경민은 "수빈이가 요즘 9번 (타순)을 치는데, 양심이 있으면 상위 타순에 올라와야 한다. 돈 많이 받았으면 위에서 뛰어야지 너무 편하게 하고 있는 것 같다. 압박을 주겠다"며 껄껄 웃었다.

이제는 중심을 넘어 핵심 선수로 자리잡은 허경민. 그의 바람대로 앞으로의 7년을 얼마나 의미있게 채우느냐에 따라 후배 내야수들에 대한 가치 평가도 더욱 달라질 수 있다. 독하게 품은 각오만큼이나 어떤 결과물을 보여줄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

잠실=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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