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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진단]'양' 확보한 KT 불펜, '이강철표' 마운드운영 올해도 빛 발할까

노재형 기자

입력 2021-04-06 09:43

'양' 확보한 KT 불펜, '이강철표' 마운드운영 올해도 빛 발할까
한화 이글스와 KT 위즈의 2021 KBO리그 경기가 4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렸다. KT 김민수가 역투하고 있다. 수원=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1.04.04/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올해도 포스트시즌 진출 유력팀으로 꼽히는 KT 위즈의 강점 중 하나는 안정적인 불펜이다.



적어도 '양' 측면에선 10개팀 중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KT는 지난해 불펜 평균자책점이 4.69로 3위였다. 올시즌에는 지난해 홀드왕 주 권을 비롯해 마무리 김재윤, 전유수, 하준호, 이보근, 유원상, 김민수, 조현우 등이 건재하고 안영명이 가세해 좀더 탄탄해 보인다.

지난 4일 수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개막전에서 KT 불펜진은 기대감을 높였다. 선발 소형준이 5⅔이닝 2실점하고 물러나자 전유수와 주 권, 김민수, 김재윤이 나머지 3⅓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3대2 승리를 지켰다.

경기 후 이강철 감독은 "선발 소형준이 개막전 선발이라는 부담감을 이겨내고 기대대로 잘 던져줬고, 불펜진도 최소 실점으로 제 역할을 했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이강철표' 마운드 운영이 올해도 빛을 발할 거라는 전망이 많다. 이 감독의 투수교체에는 과감과 신중이 공존한다. 투수의 구위와 투구수, 상대타자 뿐만 아니라 심리까지도 고려해 교체 시점을 잡는다. 때로는 한 박자 빨리, 때로는 느리게 불펜을 가동하기 시작한다. 이닝 중간에 또는 이닝을 마치고 투수를 바꾸는 게 뭐가 다르고 어떤 장단점이 있는 지에 관해 분명한 생각을 갖고 있다. 무엇보다 투수들을 신뢰해야 한다는 지론을 앞세운다.

이날 한화전에서는 선발 소형준이 목표 투구수인 90개를 넘기자 곧바로 전유수로 바꿨다. 세 번째 투수 주 권이 7회 무사 1루서 등판해 9개의 공으로 가볍게 막았지만, 8회에는 김민수를 올려 9회 1사까지 맡겼다. 김민수는 8회 한화 중심 세 타자를 모두 삼진 처리하며 구위를 과시했다. 동점 상황이 이어지던 9회초 1사 2루서 마무리 김재윤을 올려 승부수를 던졌다. 김재윤은 볼넷 1개를 내주기는 했지만,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쳐 9회말 배정대의 끝내기 안타가 터지면서 구원승을 따냈다.

KT 불펜의 특징은 필승조와 추격조가 구분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어떤 상황에서 누가 나와도 이상하지 않다는 얘기다. 물론 셋업맨 주 권, 마무리 김재윤, 원포인트 조현우 등 정해진 역할이 있기는 하지만, 박빙의 승부에서 다양한 불펜 카드를 쓸 수 있도록 만들어놨다. 당일 경기에 나설 투수들 목록을 작성할 때 다른 팀보다 오히려 고민이 많을 정도다.

그러나 이 감독은 스프링캠프에서 투수 엔트리 결정에 대해 "선발은 정했는데, 중간은 특별히 압도적인 투수가 없고 실력이 고만고만하다"며 고민스러워했다.

KT는 5인 로테이션이 가장 확고한 팀이다. 이 감독은 여전히 욕심을 내고 있지만, 불펜진 완성도 역시 높은 수준이다. 부상자가 발생해도 대체투수를 곧바로 투입할 수 있다. KT 불펜진은 분명 올시즌 흥미로운 볼거리 중 하나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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