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환희는 눈물로 바뀔 수도 있었다. '클로저' 김상수(33)가 흔들렸다. 첫 타자에 솔로포로 추격점을 내준데 이어, 2안타 1볼넷으로 2사 만루 위기까지 내몰렸다. 땅볼로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으면서 팀 승리를 지키고 SSG의 첫 세이브도 신고했지만, 33개의 공을 던지면서 진땀을 흘린 김상수나 SSG 벤치 모두 뒷맛이 개운치는 않은 승부였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키움 히어로즈를 떠나 SSG 유니폼을 입은 김상수의 올 시즌 활약 열쇠 중 하나는 '홈구장 적응'이었다. 김상수는 문학 원정길에서 유독 약한 모습을 보였다. 키움 시절인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5시즌 간 18차례 문학 원정에서 14⅓이닝을 던져 평균자책점 7.53에 그쳤다. 피홈런은 2개에 불과했으나, 두 자릿수 볼넷(10)에 피출루율이 0.405로 썩 좋지 못했다.
SSG 김원형 감독은 4월 한 달간 김상수를 마무리 투수로 활용할 계획이다. 재활 막바지에 접어든 하재훈이 실전 투구를 거쳐 이달 중순 복귀하고, 감각을 끌어 올릴 때까지 김상수가 뒷문을 책임져주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하지만 1년 가까이 공백기를 가진 하재훈이 마무리 임무를 온전히 소화할 정도로 구위를 끌어 올리기 위해선 1군 복귀 후에도 일정 시간 소요가 불가피 하다. 상황에 따라선 김상수의 마무리 역할이 계획보다 길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