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1시즌 KBO리그 개막전. KIA는 1대4로 역전패를 하고 말았다. 이날 KIA는 '에이스' 애런 브룩스의 눈부신 호투를 승리로 연결시키지 못했다는 것이 뼈아팠다. 리드를 지키지 못한 건 8회 말이었다. 브룩스가 1-1 동점을 허용한 뒤 1사 1루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갔고, '좌완 스페셜리스트' 이준영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왼손타자 호세 페르난데스를 처리하기 위한 원포인트 불펜이었다. 그러나 이준영은 풀카운트 접전 끝에 볼넷을 내줘 1사 1, 2루 상황에 몰렸다.
이후 타석에는 박건우가 등장했다. KIA 벤치는 투수교체를 선택했다. 세 번째 투수로 내민 카드는 우완 장현식이었다. 헌데 로우 데이터만 살펴봐도 장현식은 박건우에게 약했다. 지난해 장현식은 박건우에게 5타석 3타수 2안타 1타점 2볼넷 1탈삼진 3득점을 허용했다. NC 다이노스 시절에도 박건우와의 상대전적이 좋지 않았다. 2018년에도 1타수 1안타 1타점 1득점, 선발 로테이션을 돌았던 2017년에는 무려 10타수 6안타(1홈런) 2타점 2볼넷 3득점을 내줬다. 결국 장현식은 박건우에게 약했던 데이터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풀카운트 접전 끝에 149km짜리 바깥쪽 직구를 던졌는데 스리런 홈런을 얻어맞았다.
결과적으로 박건우에게 약한 장현식보다 박준표가 나은 선택지였다. 심지어 아예 데이터가 전무한 신인 이승재가 나을 수 있었다. 데이터만으로 야구를 할 수 없다. 반드시 현장에서 바라보는 직감이 필요하다. 그러나 데이터는 야구에서 무시할 수 없는 영역이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