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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핫포커스]"박건우에게 약했는데…" 로우 데이터만 봐도 '장현식' 대신 '박준표'가 나은 선택지

김진회 기자

입력 2021-04-05 09:10

"박건우에게 약했는데…" 로우 데이터만 봐도 '장현식' 대신 '박준표'가…
KIA 장현식. 스포츠조선DB

[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야구는 철저하게 결과론적인 종목이다. "그 시점에 다른 선택과 판단을 했다면 결과가 달라지지 않았을까"라는 건 이미 지난 후회다. 그래도 과정 속에서 상황 판단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건 '데이터'다. 세부 데이터와 현장 스태프의 직감이 조화를 이뤘을 때 용병술이 적중하는 것이다.



지난 4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1시즌 KBO리그 개막전. KIA는 1대4로 역전패를 하고 말았다. 이날 KIA는 '에이스' 애런 브룩스의 눈부신 호투를 승리로 연결시키지 못했다는 것이 뼈아팠다. 리드를 지키지 못한 건 8회 말이었다. 브룩스가 1-1 동점을 허용한 뒤 1사 1루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갔고, '좌완 스페셜리스트' 이준영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왼손타자 호세 페르난데스를 처리하기 위한 원포인트 불펜이었다. 그러나 이준영은 풀카운트 접전 끝에 볼넷을 내줘 1사 1, 2루 상황에 몰렸다.

이후 타석에는 박건우가 등장했다. KIA 벤치는 투수교체를 선택했다. 세 번째 투수로 내민 카드는 우완 장현식이었다. 헌데 로우 데이터만 살펴봐도 장현식은 박건우에게 약했다. 지난해 장현식은 박건우에게 5타석 3타수 2안타 1타점 2볼넷 1탈삼진 3득점을 허용했다. NC 다이노스 시절에도 박건우와의 상대전적이 좋지 않았다. 2018년에도 1타수 1안타 1타점 1득점, 선발 로테이션을 돌았던 2017년에는 무려 10타수 6안타(1홈런) 2타점 2볼넷 3득점을 내줬다. 결국 장현식은 박건우에게 약했던 데이터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풀카운트 접전 끝에 149km짜리 바깥쪽 직구를 던졌는데 스리런 홈런을 얻어맞았다.

맷 윌리엄스 감독과 정명원 메인 투수코치의 선택지에는 장현식 외에도 박준표와 정해영이 있었다. 박준표는 부상에서 재활 중인 전상현 대신 마무리 투수로 염두에 두고 있던 터라 9회 등판을 대기 중인 모습이었다. 그러나 데이터를 살펴보면 장현식 대신 박준표를 등판시켰어야 했다. 박준표는 박건우에게 역대 7타수 중 2안타 1볼넷밖에 허용하지 않았다. 특히 경찰야구단 제대 이후 2019년부터 KIA의 핵심 불펜으로 도약한 뒤에는 박건우에게 단 한 개의 안타도 맞지 않았다. 2019년 1타수 무안타, 2020년 2타수 무안타로 막아냈다.

결과적으로 박건우에게 약한 장현식보다 박준표가 나은 선택지였다. 심지어 아예 데이터가 전무한 신인 이승재가 나을 수 있었다. 데이터만으로 야구를 할 수 없다. 반드시 현장에서 바라보는 직감이 필요하다. 그러나 데이터는 야구에서 무시할 수 없는 영역이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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