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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에 좌완 불펜 없다는데…왼손·오른손이 중요한가요?"

나유리 기자

입력 2021-04-04 10:00

"두산에 좌완 불펜 없다는데…왼손·오른손이 중요한가요?"
두산 베어스 훈련이 1일 잠실구장에서 진행됐다. 두산 김태형 감독이 불펜 피칭을 지켜보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1.04.01/

[잠실=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지난 2일 발표한 두산 베어스의 정규 시즌 개막전 엔트리에 좌완 불펜 투수는 남 호 한명 뿐이었다.



'좌완 투수'로 범위를 넓혀도 남 호와 아리엘 미란다 두명이다. 나머지 투수들은 모두 우완 투수 혹은 우완 사이드암 투수들이다. 물론 시즌 개막 첫날이라 아직 투수 엔트리가 완전하게 꾸려진 것이 아니고, 경기를 거듭하면서 유희관 등 다른 좌완 투수들이 합류할 가능성이 있지만 두산의 시즌 출발은 일단 좌완 불펜 투수 한명으로 시작했다.

물론 남 호의 활용폭도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남 호는 지난달 LG 트윈스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영입한 유망주 투수로, 두산이 미래 가능성을 내다보고 점 찍었다. 때문에 올 시즌 반드시 1군 풀타임 활약을 기대한다기 보다는 상황에 따른 쓰임새 변화가 예상된다.

사실상 확실한 좌완 불펜 요원은 없이 출발한다고 봐야한다. 두산은 좌완 불펜 투수에 대한 고민을 계속 해왔다. 지난해까지는 함덕주가 있었다. 하지만 함덕주도 트레이드 이적 전까지 선발로 포지션을 전환한 상황이었고, 좌완 불펜 카드는 나타나지 않았다. 권 혁이 은퇴한 후 좌완 유망주로 이교훈과 최승용이 존재하지만 아직 경험이 부족한 젊은 선수들에게 안정감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결국 올해도 좌완 불펜으로 활용할 수 있는 투수는 베테랑 이현승과 새로운 도전에 나선 장원준 둘 뿐이다. 김태형 감독은 두 사람을 개막 엔트리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사실 30대 후반인 이현승에게 예전과 같은 풀타임 활약을 기대하는 것은 쉽지 않다. 김 감독은 "현승이는 어떤 순간에 올라와서 자기 공을 던질 수 있는 투수다. 이제는 144경기를 쭉 갈 수 있는 몸은 아닌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이현승의 존재감과 가치를 인정하지만, 현실적인 판단이다. 오랜 선수 생활로 컨디션 조절이 필요하기 때문에 자칫 무리를 하면 탈이 날 수밖에 없다.

장원준도 올 시즌은 불펜 투수로 연습경기, 시범경기에 나섰지만 당장 중요한 역할을 맡기는 무리라는 판단이다. 김태형 감독은 "원준이도 (공이)많이 올라왔는데 아직까지는 (완벽하지 않다)"고 이야기했다.

결국 감독의 결단은 심플했다. 왼손, 오른손이 중요한 게 아니라 더 컨디션이 좋은 투수가 막아야 한다는 진리에 변함이 없었다. 억지로 좌완 불펜을 고정시키기 위해 베테랑 혹은 신인급 투수들을 중용하기보다, 컨디션이 좋은 우완 투수들을 확실히 고정시켜서 엔트리를 한자리라도 더 확보하는 게 낫다는 판단이었다. 김강률 박치국 홍건희 이승진 윤명준 등 좌완 불펜은 없어도 두산 불펜진 구성을 보면 특별히 밀리지 않는 전력이다.

그러면서도 올 시즌 중 좌완 불펜 투수의 자연스러운 성장도 고대된다. 이교훈과 최승용이 1,2군을 오가며 경험치를 쌓아 성장한다면 최상의 결과를 품에 안게 된다.

잠실=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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