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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핫피플]'타율 0.167' 장타 사라진 한동희, '포스트 이대호' 기세 이어갈 수 있을까

김영록 기자

입력 2021-04-01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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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율 0.167' 장타 사라진 한동희, '포스트 이대호' 기세 이어갈 …
롯데 한동희.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2년간의 '미운 오리' 생활 끝에 마침내 백조로 거듭났다. 힘은 좋지만 투박하고 수비도 불안했던 거포 유망주가 '포스트 이대호'라는 자랑스런 별칭을 얻게 된 2020년이었다. 한동희는 2021년에도 상승세을 이어갈 수 있을까.



롯데는 풍부한 유망주를 보유하긴 했지만, 기본적으로 베테랑 의존도가 높은 팀이다. 노경은을 비롯해 박진형 구승민 김원중 등이 마운드의 뼈대를 이루고, 타선은 이대호를 중심으로 손아섭 전준우 정훈 안치홍이 주축이다.

그런 롯데의 라인업에서 한동희는 이채로운 존재다. 2018년 1차지명으로 롯데에 입단, 올해로 데뷔 4년차에 불과한 어린 선수다. 하지만 지난해 규정타석 달성과 함께 타율 2할7푼8리 17홈런 67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97로 잠재력을 터뜨리며 주전 한 자리를 확고하게 꿰찼다.

부산 출신 로컬 보이를 롯데가 뽑고 키운 세대교체의 선봉장이다. 2001년 입단 이래 '부산의 심장'으로 활약해온 이대호가 어느덧 39세, 그를 대신할 거포의 가능성을 보여준 사실상 유일한 신예다. 그만큼 팀과 팬 모두에게 의미가 깊다.

하지만 한동희의 올봄 출발은 다소 아쉽다. 7경기 치러진 시범경기에 모두 출전, 타율 1할6푼7리(18타수 3안타) 홈런 없이 1타점에 그쳤다. 4사구 3개를 얻었지만, 삼진을 6번 당했다. 앞선 연습경기 때도 8경기에 모두 나섰다. 당시 기록은 타율 3할3푼3리(12타수 4안타) 2타점으로 준수했다.

이번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를 통틀어 롯데는 총 7명의 타자가 각각 1개씩 홈런을 때렸다. 거기에 한동희의 이름은 없었다. 한동희의 안타 7개 중 장타는 2루타 2개 뿐이다.

다만 주전급 선수들의 경우 시즌 개막에 맞춰 컨디션을 끌어올리곤 한다. 또한 한동희는 올봄 타구의 발사각을 높이는 훈련에 특히 공을 들였다. 롯데 팀내에서도 '한동희만큼 강한 타구를 때리는 선수는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동희를 향한 허문회 감독의 신뢰는 굳건하다. 포지션 경쟁의 가능성을 내비친 적도 없다. 허 감독은 대체 자원으로 거론되는 김민수는 올봄 주 포지션인 3루 외에도 2루수와 유격수, 1루수 등 내야 전포지션에 멀티로 기용했다. 반면 한동희에 대해서는 "체력 관리 차원에서 1루나 지명타자로 기용되는 경우는 있겠지만, 어디까지나 주전 3루수를 맡을 것"이라며 확고한 믿음을 드러냈다.

한동희는 지난해에도 전반기(OPS 0.757)보다 후반기(0.826)에 더욱 달아오른 방망이를 과시했다. 그를 믿고 기용해준 사령탑의 믿음에 보답한 모양새. 어린 나이인 만큼 체력적인 부담이 없고, 경험이 쌓일수록 빠르게 발전했던 셈이다.

다만 수비와 선구안은 보완해야할 점이다. 특히 선구안의 경우 허 감독이 "올해는 팀 볼넷 1위(지난해 2위)를 노린다"고 공언할 만큼 강조한 포인트. 지난해 한동희는 총 97개의 삼진을 당한 반면, 볼넷은 57개에 불과했다. 한동희가 한단계 발전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극복해야할 약점이다.

반면 수비의 경우 한동희 본인의 자신감이 대단하다. 한동희는 3월초 인터뷰에서 "지난해 송구는 어깨에 살짝 부상이 있었기 때문"이라면서 "올해 송구는 전혀 문제없다"고 장담했다. 올시즌 목표로 3할, 30홈런, 100타점을 겨냥하기도 했다.

더이상 한동희는 유망주가 아니다. 롯데는 한동희에게 이대호를 대신할 '4번 갈매기'를 기대하고 있다. 앞서 한동희 스스로 제시한 올시즌 목표도 '3할, 30홈런, 100타점'이다, 한동희가 한층 더 올라서는 한 해가 될 수 있을까.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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