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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국에게 찾아온 기회"감독님과 밀당? 전 당기기만"

입력 2015-11-24 22:12

김광국에게 찾아온 기회"감독님과 밀당? 전 당기기만"
남자프로배구 우리카드 세터 김광국(위). (연합뉴스 자료사진)

"감독님과 밀당(밀고 당기기)이요? 저는 당기기만 하는데요."
우리카드 세터 김광국(28)이 모처럼 환하게 웃었다.
우리카드는 24일 서울시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5-2016 프로배구 남자부 V리그 홈경기에서 KB손해보험에 세트 스코어 3-1, 역전승을 거뒀다.
끌려가던 우리카드가 분위기를 되살리는 순간, 코트 위에는 김광국이 있었다.
7월 컵대회까지만 해도 우리카드 주전 세터는 김광국이었다. 김광국의 입지를 의심하는 이는 많지 않았다.
그러나 우리카드가 이번 시즌 첫 승을 거둔 10월 21일(인천 대한항공전), 이승현(29)이 우리카드 주전 세터로 도약했다.
이후 김광국은 경기 중에 코트에 투입되는 '백업 세터'로 밀렸다.
24일 KB손보전에서도 김광국은 2세트 5-11로 뒤진 상황에 코트에 섰다.
하지만 이날은 김광국의 날이었다. 김광국은 경기가 끝날 때까지 공격을 지휘했고 우리카드는 역전승을 거뒀다.
경기 뒤 인터뷰장에서 만난 김광국은 "이렇게 인터뷰를 하는 게 정말 오랜만이다"라고 운을 뗐다.
주전에서 밀린 '예전 주전 세터'. 김광국은 "포기하고 싶거나 내려놓고 싶을 때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때마다 김상우 우리카드 감독이 김광국을 붙잡았다.
김광국은 "감독님께서 훈련도 많이 시키시고, '언제 투입할지 모르니 늘 준비하고 있으라'고 말씀하신다"고 했다.
김상우 감독은 7월 컵대회 때부터 김광국을 혹독하게 대했다. 언론을 향해 "김광국이 이 정도 경기력을 보이면 코트에 내보낼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주위에서는 "김상우 감독이 김광국과 '밀당을 한다'"고 말하기도 한다.
김광국은 "제가 감히 어떻게 감독님과 밀당을 합니까. 모든 권한은 감독님께 있고, 전 감독님을 따르기만 한다"고 강조하며 "난 밀당이 아니고 당기기만 한다"고 재치 있게 답했다.
이번 시즌 김광국은 자신감이 많이 떨어진 상태다.
그는 "솔직히 지금은 이승현 선배한테 밀리고 있다. 시즌 초에 감이 좋지 않았고 한 번 자신감이 떨어지니 돌리는 게 쉽지 않다"고 했다.
그러나 그 사이 '선발로 뛰는 것'에 대한 간절함이 생겼다.
김광국은 "예전에는 몰랐는데 선발로 경기에 출전하는 건 상당한 혜택이다. 중간에 들어가는 것보다 훨씬 편하다"며 "다시 경기 시작부터 출전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
제자리를 찾고자 노력도 한다.
그는 "반복적인 훈련만이 유일한 방법이다"라며 "야간에 따로 훈련을 하는 데 확실히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세터 경쟁을 펼치는 이승현과는 여전히 사이가 좋다. 둘은 선의의 경쟁을 펼친다.
김광국은 "승현이 형은 낮고 빠른 토스를 한다. 형과 토스에 대해 많은 얘길 하고 있다"며 "승현이 형은 경쟁자이기 전에 내가 가장 좋아하는 선배"라고 강조했다.
이날 승리로 김광국은 자신감을 회복했다.
김광국은 "내가 잘해서가 아니라, 동료가 좋은 공격을 해서 역전승했다"면서도 "오늘 경기가 분위기를 바꾸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 어려운 경기에서 승리하고, 역전할 때 내가 코트에 있었던 건 정말 기분 좋다"고 했다.



jiks79@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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