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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장 밑에 약졸 없다' 女배구 '드림팀 코칭스태프'

김진회 기자

입력 2011-08-20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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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장 밑에 약졸 없다' 女배구 '드림팀 코칭스태프'
김형실 여자배구대표팀 감독. 스포츠조선DB

'명장 밑에 약졸 없다.'



한국 여자배구대표팀에 딱 어울리는 속담인 듯하다.

7월 초 대표팀이 소집된 뒤 김형실 감독(60)은 난감해했다. 정상적인 몸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선수들이 없었기 때문이다. 5월 2010~2011시즌 V-리그가 끝난 뒤 선수들은 2개여월을 쉰 탓에 몸 상태가 최악이었다. 부상자도 많았다. 훈련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정도였다. 재활에 매달린 선수가 많아 모든 선수가 손발을 맞춘 시간이 부족했다. 김 감독은 이런 선수들을 데리고 훈련을 시킬 때마다 안쓰러워 가슴이 찢어지는 듯 아팠다.

그러나 김 감독은 어떻게 해서든 돌파구를 찾아야 했다. 방법은 딱 하나밖에 없었다. 강한 정신력이었다. '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을 계속해서 선수들에게 주입시켰다. 그래서 구호도 바꿨다. '마카오, 고(GO)!', '한국, 고!'로 변경했다. 월드 그랑프리 결선리그가 열리는 마카오행 티켓을 반드시 따내자는 의지를 구호 속에 담았다.

김 감독은 2005년 이후 6년 만에 다시 코트로 복귀했다. 그동안 대한배구협회 이사 등 행정가로 일하면서 배구계와의 끈을 놓치 않았다. 오히려 세계배구계의 흐름을 더 잘 파악하고 있었다.

선수들의 의식수준이 프로로 바뀌면서 처음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을 때는 다소 당황스러웠지만, 이젠 전적으로 선수들의 의사를 존중한다. 또 애로사항은 적극 받아들여 선수들의 편의를 제공한다. 모든 것을 선수들에게 맡긴다. 자신은 대표팀-협회와 구단, 전력분석 등 큰 틀에만 관여한다. 김 감독은 "모두 내 딸들이다. 현재까지 힘들었지만 똘똘 뭉쳐서 잘해주고 있다. 고맙고 감사할 뿐이다"고 했다.

김 감독을 비롯한 대표팀 코칭스태프는 '드림팀'이다. 코치진도 이름값이 전혀 밀리지 않는다. 홍성진, 신만근 코치다. 모두 전 프로팀 감독 출신이다. 먼저 홍성진 코치는 1984년 서울일신여자상고 코치를 시작으로 1994년 효성여자배구단 코치를 역임했다. 1996년부턴 효성배구단 감독을 맡으면서 경험을 쌓았다. 특히 2006년부터 2009년까진 현대건설 사령탑을 맡으면서 팀 부흥에 앞장섰다.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당시 코치로 일하면서 대표팀과 인연을 맺었다. 홍 코치는 현 대표 선수들에게 삼촌과 같은 존재다. 김 감독과 선수들 사이에서 가교역할을 하고 있다.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를 사용해 선수들도 편안함을 느낀다. 그러나 철저하게 분석할 때는 날카로움이 묻어난다. 이 분석을 통해 선수들에게 '쪽집개 과외'를 해준다. 주의해야 할 상대 선수들과 선수들의 단점을 꼼꼼하게 체크한다. 항상 선수들의 일거수일투족에 신경쓰고 고민한다.

신만근 코치는 대표팀의 어머니와 같은 존재다. 코칭스태프 중 막내이긴 하지만 경력만큼은 누구 못지 않다. 1987~1995년 LG화재 선수로 활약했던 신 코치는 1994년 후지필름에서 수석코치로 지도자에 입문했다. 이후 LG정유(현 GS칼텍스)를 거친 신 코치는 능력을 인정받아 2004년 아테네올림픽 국가대표 감독을 지냈다. 또 2008년 아시아청소년대표팀 감독을 지냈다. 특히 2009~2010년 4월까진 한국도로공사 감독을 역임했다. 신 코치는 활발한 성격과 센스있는 일처리로 김연경(터키 페네르바체)와 함께 팀 내 분위기메이커다. 인기가 좋다. 선수들도 적극적으로 고민을 털어놓는다. 그러면 신 코치는 훈련 등에 반영한다. 신 코치의 머릿 속에서도 선수들 생각이 떠나질 않는다. 신 코치는 대표팀의 모든 살림살이를 책임지고 있다. 훈련에선 누구보다 적극적이다. 선수들과 땀을 흘리고 호흡하는 것이 즐겁단다. 아직도 80kg이 넘는 역기를 들고 운동을 할 정도로 체력이 좋다. 분석 능력도 출중하다. 세계 배구계 동향에 대한 정보를 수시로 업데이트한다.

도쿄=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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