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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소년들 마음을 뒤흔든 신조 감독, 여름 고시엔대회 경기장 찾아 모교 응원, 관중 몰려 안전사고 우려되자 좌석 이동[민창기의 일본야구]

민창기 기자

입력 2024-08-18 00:58

수정 2024-08-18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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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소년들 마음을 뒤흔든 신조 감독, 여름 고시엔대회 경기장 찾아 모교…
17일 여름 고시엔대회가 진행 중인 고시엔구장을 찾은 신조 니혼햄 감독. 신조 감독은 모교인 서일본단기대학부속고 경기를 7회까지 관전하고 니혼햄 경기가 열린 오사카 교세라돔으로 이동했다. 사진캡처=스포츠닛폰

일본 교토의 한국계 국제학교인 교토국제고가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여름 고시엔대회 8강에 진출했다. 교토국제고는 17일 오사카 인근 효고현 니시노미야에 위치한 고시엔구장에서 열린 서일본단기대학부속고(후쿠오카)와 3회전 경기에서 4대0으로 이겼다. 파란을 일으키며 4강에 진출한 2021년에 이어 3년 만에 8강에 올랐다. 교토국제고 선수들은 팀 승리 후 '동해바다 건너서 야마도(大和) 땅은 거룩한 우리 조상 옛적 꿈자리'로 시작되는 한국어 교가를 불렀다. 교토국제고 선수 대다수가 일본인 학생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양팀 경기에 앞서 작은 소동이 벌어졌다. 일본프로야구 니혼햄 파이터스의 신조 스요시 감독(52)이 고시엔구장에 나타나자 그라운드 안팎이 들썩였다. 이날 니혼햄은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오릭스 버팔로즈와 원정경기가 예정돼 있었다. 신조 감독은 오후 2시 경기에 앞서 오전 10시 51분 시작된 고교야구 경기를 관전했다.

그가 일본야구의 성지로 불리는 고시엔구장을 찾은 이유가 있다. 서일본단기대학부속고는 후쿠오카가 고향인 신조 감독의 모교다. 3년 만이자 7번째로 여름 고시엔대회 본선에 올랐다. 마침 니혼햄이 오사카 원정 중이라 경기장을 방문할 수 있었다.

신조 감독은 서일본단기대학부속고를 졸업하고 1990년 신인 5지명으로 한신 타이거즈에 입단했다. 2000년까지 한신의 '안방' 고시엔구장에서 뛰다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그는 뉴욕 메츠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 3년을 활약하고 일본으로 돌아왔다. 원 소속팀 한신이 아닌 니혼햄 유니폼을 입고 3년을 뛰고 은퇴했다.

신조 감독의 고교 동기생인 니시무라 신타로 감독이 모교 야구부를 이끌고 있다. 니시무라 감독은 경기 후 언론 인터뷰에서 "신조에게 감사한다. (상대팀과) 힘의 차이가 느껴졌지만 응원에 부응해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했다. 신조에게 어떻게 보답해야할지 모르겠다. 우리 팀에서 신조같은 선수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신조 감독은 당초 고시엔구장 중앙 기자석 근처 좌석에서 관전할 예정이었는데, 관중이 몰려 안전사고가 우려되자 최상층에 위치한 로열 스위트석으로 이동했다. 흰 티셔츠를 입고 검은 선글라스를 낀 신조 감독은 선수들을 향해 손을 흔들며 응원했다.

한 선수는 언론 인터뷰에서 "신조 감독 앞에서 무조건 잘 하고 싶었다"고 했고, 다른 선수는 "모두 신조 감독을 보고 있었다. 나도 장래에 신조 감독같은 선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

신조 감독은 야구 소년들에게 꿈의 무대인 여름 고시엔대회 본선 무대를 밟지 못했다. 1989년 여름 후쿠오카 예선 결승전에서 4대6으로 패해 아쉬움을 삼켰다. 신조 감독은 이 경기에서 사이클링 히트를 기록하는 맹활약을 했다.

서일본단기대학부속고는 신조 감독이 한신에 입단한 1990년 여름 고시엔대회 본선에 올랐고, 1992년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신조 감독은 니혼햄 일정 때문에 모교 경기를 끝까지 볼 수 없었다. 서일본단기대학부속고가 0-3으로 뒤진 7회 자리를 떴다. 교토국제고가 9회 1점을 추가해 4대0으로 이겼다. 서일본단기대학부속고는 경기에서 졌지만 대선배의 응원 덕분에 특별한 시간을 보냈다.

한편, 니혼햄은 이날 오릭스에 0대3 영봉패를 당했다. 지바 롯데에 2연승 후 오릭스에 2연패를 했다. 오릭스의 좌완 에이스 미야기 히로야가 7이닝 3안타 무실점 호투를 했다. 니혼햄은 선두를 질주하고 있는 소프트뱅크 호크스에 이어 2위를 지켰다. 이날 패배로 3위 지바 롯데 마린즈와 승차가 없어졌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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