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월드컵과 이번 세계선수권의 가장 큰 공통점은 '국내 개최'다. 유 단장은 "우리가 월드컵 4강에 진출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분위기라고 생각한다. 국민들의 성원은 선수들이 포기하고 싶을 때 포기하지 않게끔 해준다. 이런 응원을 받으면 우리 선수들의 집중력과 투지가 더 살아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국민 삐약이' 신유빈(20·대한항공·세계8위)은 16일 폴란드와의 개막전에서 "경기 중 응원하는 목소리가 들려 더 힘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전지희(31·미래에셋증권·세계22위)도 "응원을 들으면 힘을 받는다. 경기를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커진다"고 했다. 남자 대표팀 왼손 에이스 임종훈(26·한국거래소·세계18위)은 19일 인도전을 마친 뒤 "탁구는 분위기가 중요하다. 분위기가 인도쪽으로 넘어가지 않아 경기를 더 수월하게 풀 수 있었다. 아무래도 홈 어드밴티지가 확실히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은 '복병' 인도를 상대로 매치 점수 3대0(3-0, 3-0, 3-1)로 완승을 거뒀다.
한국 경기가 있는 날이면 관중석에선 '대~한민국'과 같은 응원 구호가 울려퍼진다. 지금까지 올림픽, 세게선수권, 아시안게임 등과 같은 메이저대회를 모두 해외에서 치른 탁구 선수들에겐 좀 낯선 경험이다. 오광헌 여자 대표팀 감독(53)은 18일 푸에르토리코전을 마치고 '홈 이점이 느껴지냐'는 물음에 "50대50"이라고 답했다. "압박감과 긴장감을 받는다. 그런데 그런 것들을 이겨내면 (홈 이점 덕분에)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다행히 19일 오전까지 좋은 흐름을 탔다. 전반적으로 선수들의 컨디션이 좋고, 악몽을 꾸었을지언정(임종훈) 승리에 대한 압박감도 잘 이겨냈다. 여자팀은 이탈리아(3대0), 말레이시아(3대0), 푸에르토리코(3대1)를 연파했다. 쿠바와 최종전을 남겨두고 조 1위에 주어지는 16강 직행 티켓을 땄다. 남자팀은 폴란드(3대1), 뉴질랜드(3대0), 칠레(3대0), 인도(3대0)를 차례로 꺾고 마찬가지로 16강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