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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쿵어게인]② '스포츠클럽 활동으로 여는 아침', 이리 서초등학교 김용민 교사가 만든 즐거운 학교

이원만 기자

입력 2023-11-26 17:45

수정 2023-11-29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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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스포츠클럽 활동으로 여는 아침', 이리 서초등학교 김용민 교사가 만…
2023 학교체육교육 공모전에서 '학교스포츠클럽 활성화' 부문 초등학교 대상을 수상한 이리 서초등학교. 학교체육진흥회 제공

학교가 흔들리고, 교권이 위협받고 있다. 그럼에도 아이들을 건강하게 키우기 위한 선생님들의 열정과 헌신은 늘 변함이 없다. 그 열정이 만든 체육시간은 여전히 아이들의 심장을 기대감으로 뛰게 만든다. 체육활동을 통해 존중과 배려를 깨닫는 참교육의 현장. 우리들의 '심쿵 어게인 체육시간'이다. 스포츠조선이 교육부, 학교체육진흥회와 함께 우리의 미래를 건강하게 키워내고 있는 체육교육 현장을 찾아 나섰다. 선생님의 열정, 아이들의 관심과 참여, 그 빛나는 에너지가 함께 만드는 학교체육교육의 '롤모델'이다. <편집자 주>



[익산=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우리 학교의 아침은 체육 활동으로 시작합니다."

전라북도 익산역에서 도보로 10분. 대로변에 자리잡은 이리 서초등학교의 아침은 매일 떠들썩하다. 학교 강당에서 이뤄지는 '0교시 체육수업'이 날마다 새롭게 아이들을 맞이한다. 스포츠피구와 여학생 풋살, 창작댄스, 프리테니스, 족구, 개인 줄넘기 등 다양한 종목의 스포츠클럽 활동이 이뤄진다.

딱딱한 '수업'의 틀을 벗고, 아이들과 선생님이 한 마음으로 어우러지는 즐거운 체육시간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가 끝난 뒤부터 김용민 체육전담교사를 비롯한 이리 서초등학교 선생님들의 적극적인 체육활동 권장 정책으로 '전교생 1인1종목' 활동이 이어진 지 벌써 수 년째다. 이제는 이리 서초에서 스포츠클럽에 속해 있지 않은 학생을 찾기 어려울 정도다. 학생들은 하나같이 "스포츠클럽 활동 덕에 학교에 오는 게 즐겁다"고 입을 모았다.

물론, 이런 분위기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지난 2020년에 처음으로 이리서초에 부임한 김용민 선생님은 "학교에 처음 부임했을 때는 코로나19 시기라 대면 수업 자체도 이뤄지기 어려웠어요. 우선은 선생님들끼리 프리테니스를 하면서 아이들과 체육 활동을 하려고 했는데, 마음만큼 잘 되지 않았습니다"라며 시행착오에 관한 경험을 털어놨다.

하지만 김 선생님의 의욕은 꺾이지 않았다. 이후 아이들이 좀더 쉽게 동참할 수 있는 종목을 고민했고, 이내 피구를 찾아내는 데 이르렀다. 여러 친구들이 함께 수행할 수 있고, 좀 더 즐기기 쉽다는 측면에서 피구 클럽의 인기는 금세 전교생들에게 확산되기에 이르렀다. 김 선생님은 "작년부터 체육전담 교사를 맡아 아이들에게 피구를 가르치기 시작했습니다. 정규 수업 시간 이전에 하는 '0교시 수업'이라 일찍 준비하는 게 힘들기도 했지만, 어린 학생들이 즐거워하고 실력도 나날이 늘어가는 모습을 보면 흐뭇하기도 하고 뿌듯한 마음도 들었죠. 시대회나 도대회에 참가하면서 실력이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는 모습을 보니 자부심도 들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며 '피구클럽'은 이리서초 학생들에게는 '핵인싸의 상징'처럼 자리잡았다. 김 선생님은 "피구를 하는 학생들은 무릎 보호대를 착용하는 데, 그걸 하루 종일 다른 수업시간에도 차고 있어요. 그게 아이들에게는 일종의 훈장이나 자부심의 상징처럼 된 것이죠. 1, 2학년 학생들에게도 선망의 대상이에요. 벌써부터 '3학년이 되면 피구부에 들어오겠다'고 하는 학생들이 많아졌어요"라고 귀띔했다.

김 선생님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그간 체육활동에 소극적이었던 여학생들을 대상으로 창작 댄스와 풋살 클럽을 만들어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냈다. 이리서초 여학생들에게 풋살은 최고의 인기스포츠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TV프로그램에서 접했던 풋살을 직접 하면서 체력 증진은 물론, 새로운 꿈도 꾸게 됐다.

풋살에 진심인 윤서현 학생은 "처음에는 좀 힘들었는데, 지금은 엄청 재미있어졌어요. 나도 언젠가 '골때녀' 프로그램에 나가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축구에 남다른 소질을 보이는 이가은 학생도 "(풋살을 하는)화요일 아침마다 학교 오는 게 즐거워요"라며 환하게 웃었다.

김용민 선생님은 "요즘 교권이 추락하고, 선생님과 학생, 학부모님 사이에 불신도 많아졌다고 하는데, 이런 체육활동을 통해 서로 함께 땀을 흘리고, 여러 대회에도 나가면서 이해의 폭도 넓어지고, 소통도 늘어나게 된 것 같습니다. 체육 활동을 통해 학생들의 건강이 좋아지는 것 뿐만이 아니라 학교 분위기도 좋아졌습니다"라고 했다. 이런 김용민 선생님의 열정과 헌신은 '2023년 학교체육교육 공모전' 학교스포츠클럽 활성화 부문 초등부 대상(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상)으로 값진 결실을 봤다. 김 선생님은 "앞으로도 꾸준히 아이들과 즐거운 체육시간을 함께 이어가며 건강한 학교를 만들 수 있게 노력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익산=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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