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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신유빈 이제 시작,힘든 길 견뎌라!" 레전드 현정화 감독이 본 첫 올림픽

전영지 기자

입력 2021-08-04 15:50

수정 2021-08-0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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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빈 이제 시작,힘든 길 견뎌라!" 레전드 현정화 감독이 본 첫 올림…
사진제공=월간탁구 안성호 기자

"첫 올림픽 무대서 정말 잘했어요. 신유빈의 탁구는 이제 시작입니다."



'한국 여자탁구 레전드' 현정화 한국마사회 총감독(52)이 '탁구신동' 신유빈(17)의 활약을 극찬했다.

1988년, 19세의 앳된 나이에 서울올림픽 여자복식 금메달, 1993년 예테보리세계선수권 단식 우승의 역사를 쓴 '탁구여제' 현 감독은 올림픽 기간 내내 SBS 탁구 해설위원으로 활약하며 걸출한 후배, 신유빈의 매경기를 직접 해설했다. 신유빈의 강력한 포어드라이브가 작렬할 때마다 현 감독은 "그렇죠!" "좋아요!"를 연발하며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3일 한국 여자탁구가 독일과의 8강전에서 풀세트 접전끝에 석패하며 신유빈의 첫 올림픽이 막을 내린 직후 "아쉬운 패배지만 한국 여자탁구는 이번 올림픽을 통해 신유빈이라는 걸출한 선수를 얻었다"는 말로 희망을 노래했다.

17세 막내 에이스가 첫 올림픽의 숨막히는 압박감을 견뎌냈다. 세계 무대에서 기죽지 않는 당찬 플레이로 분명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현 감독은 4일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유빈이가 8강에서 붙은 독일 수비선수 한잉은 실력과 경험을 갖춘 까다로운 선수다. '38세 여자 주세혁'이다. 능구렁이같은 백전노장을 상대로 유빈이는 당차게 부딪쳤고 매 세트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잘 싸워줘서 정말 기특했다"고 칭찬했다. "(신)유빈이는 자신의 몫을 100% 했다. 너무 잘했다.칭찬해주고 싶다"고 했다.

현 감독은 지난 2009년 SBS 예능 '스타킹'에서 '꼬마 현정화'라는 별명으로 출연한 다섯 살 신유빈과 처음 만났다. 그날 이후 '최연소 국대'의 역사를 거듭 쓰며 잘 자라준 신유빈에게 덕담과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현 감독은 4강 탈락보다 이 어린 선수를 위한 절실한 기회가 멈춰선 것을 무엇보다 안타까워 했다. "4강에 올라갔다면 중국을 만날 수 있었을 텐데, 유빈이가 올림픽 단체전에서 최강 중국 에이스들을 상대로 한 게임이라도 붙어보고, 스스로를 시험해보면서, 그들이 얼마나 더 잘하는지, 무엇을 더해야 하는지까지 배우고 왔다면 좋았을 텐데 그 부분이 제일 아쉽다"고 했다. "동메달 결정전도 해보고, 한 경기라도 더 경험해 보고 왔어야 하는데…"라며 아쉬움을 전했다.

현 감독은 "신유빈을 통해 우리는 분명 여자탁구의 희망을 확인했다"고 단언했다. 이제 중요한 건 다음 스텝. 현 감독 역시 "이제 시작이다. 가야할 길이 멀다"며 현실을 직시했다. "올림픽에서 유빈이가 니시아리안(룩셈부르크), 두호이켐(홍콩)을 상대로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고 놀라운 성장세와 가능성을 입증했지만 중국은 물론 일본, 싱가포르, 대만 에이스들과는 붙어보지 못했다"고 짚었다.

"앞으로 더 힘들어야 한다. 더 힘든 길을 가야 한다"며 '오르막길'을 견디는 힘을 강조했다. "더 강한 훈련, 더 강한 스트레스를 감당해 내야 한다. 좀 더 파워도 키워야 한다. 올림픽을 지켜보는 팬들이 확인한 것처럼 유빈이는 몸으로 습득하는 속도가 대단히 빠르다. 더 많은 국제 경기 경험을 쌓으면서 맷집을 쌓아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프로투어 말고 올림픽, 세계선수권 등 메이저 대회 단체전을 오롯이 주전으로 이겨낼 수 있는 맷집을 키워야 한다. 그런 무대에서 중국, 일본 톱랭커들을 꺾어내야 맷집이 생긴다"라고 했다.

한국 여자탁구의 르네상스를 누구보다 열망하는 현 감독은 냉정했다. "첫 올림픽은 이겨도, 져도 되는 신예 선수였다. 3년 후 다음 올림픽은 다를 것이다. 태극마크를 달고 한국 여자탁구의 무게를 이겨내야 하고, 증명해 내야 한다"고 말했다. "유빈이는 이제 시작이다. 강한 생각, 강한 훈련을 감당해 내면서 거듭나야 한다 그 힘든 과정을 오롯이 견뎌내, 세계선수권 아시안게임에 나가서 대한민국 에이스 신유빈을 증명해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한국마사회에서 서효원 등 국대 에이스를 길러내온 현 감독은 "나도 현장에서 유빈이와 함께 한국 여자탁구의 희망을 이어갈 어린 선수들을 열심히 키워내겠다. 반드시 만들어낼 테니 응원하며 지켜봐달라"고 당부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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