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된 챔피언' 손연재는 미리 이부분을 직시하고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었다. 야리야리한 몸, 소녀의 얼굴에 범접할 수 없는 강인한 정신력을 지녔다. 엄마 윤현숙씨도 고개를 절레저레 흔들만큼 '소문난 독종'이다. 지난 4년간 손연재를 월드컵시리즈 현장에서 지원한 문대훈 전 IB월드와이드 에이전트는 "개인종합에서 실수를 하면, 종목별 결선에선 어떻게든 만회를 해냈다. 전대회에서 부족했던 종목은 그 다음 대회에서 반드시 결점을 메워냈다. 목표를 정하면 반드시 이뤄내는 근성과 성실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손연재는 올시즌 가장 기다렸던 무대, 인천아시안게임에서 자신의 모든 것을 아낌없이 펼쳐보였다. 1일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펼쳐진 인천아시안게임 리듬체조 팀경기 겸 개인종합 예선에서 최종점수 53.882점, 1위를 기록했다. 첫종목 볼에서 17.883점, 후프에서 17.850점, 곤봉에서 18.016점, 리본에서 17.983점을 찍었다. 전종목에서 17점 후반, 18점대의 압도적인 점수를 받아들었다. A조에서 먼저 경기를 마친 '중국 에이스' 덩센위에의 최종점수 52.883점에 1점 이상 앞섰다. 덩센위에는 후프 17.633점, 볼 17.550점, 곤봉 17.700점, 리본 17.300점을 받았다. '에이스' 손연재의 활약은 팀 경기 사상 첫 은메달을 이끌었다.
손연재는 올시즌 최고의 목표를 인천아시안게임으로 설정했다. 조 박사는 "가장 먼저 목표를 정확하게 설정하고, 분위기, 컨디션을 다 종합해 계획을 세운다. 목표를 실천하고 만족스럽게 이행하는 것이 선수의 미션"이라고 말했다. "연재는 광저우 이후 단 한번도 이 미션을 놓친 적이 없다. 그래서 정말 기특하다. 목표로 정한 부분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시간이 지날수록 성숙한 모습을 보여준다"며 칭찬했다. 안방 부담감을 이야기하자 조 박사는 "'안방 부담감'이라는 단어는 만들어낸 단어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어떤 대회이든 환경에 따르는 중압감이 있다. 종류는 달라도 양은 같다. 세계선수권, 올림픽 등 각각의 환경에서 압박감은 늘 도사리고 있다. 종류가 다를 뿐"이라고 설명했다. "4년전 광저우아시안게임 때는 처음이라서 힘들었다. 2년전 처음 나선 런던올림픽은 중압감이 없었나, 매년 나서는 월드컵은 늘 메달 부담감이 있었다. 늘 해온 것처럼 종류가 다른 중압감에 대한 준비를 하면된다"고 했다. "연재와 늘 목표를 설정하고 세부계획을 세우는 것은 지난 4년간 함께해 온 습관이다. 인천아시안게임을 앞두고도 심플하게 계획을 짰다. 그 안에 부담감을 떨치는 부분도 들어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