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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탁구명문 안산 단원고,세상에서 가장 가슴아픈 우승

전영지 기자

입력 2014-04-17 21:07

수정 2014-04-18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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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탁구명문 안산 단원고,세상에서 가장 가슴아픈 우승
◇정현숙 대한탁구협회 전무가 우승팀 안산 단원고에게 조양호 대한탁구협회장의 위로금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제공=월간탁구 안성호 기자

안산 단원고 여자탁구팀이 눈물의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17일 충남 당진실내체육관에서 펼쳐진 제60회 전국남녀종별선수권대회 여자 고등부 단체전 결승에서 울산 대송고를 3대1로 물리쳤다.

조양호 대한탁구협회장의 위로금을 전달하는 정현숙 협회 부회장도, 단원고 선수들도 참았던 눈물을 숨기지 못했다. 비통한 시상식이었다. 단원고 2학년 학생들이 전날 수학여행길에 진도 여객선 침몰사고를 당했다. 478명의 탑승객 중 179명, 단원고생 375명 중 75명만이 구조된 참혹한 사고소식을 대회 현장에서 들었다. 2학년인 박세리 안영은 김민정 등은 이번 대회 출전으로 인해 수학여행길에 오르지 않았다.

여고 최강으로 꼽히는 탁구 명문 단원고 선수들은 결승전에서 이를 악물었다. "학교의 명예를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하자"고 결의했다. 대송고는 아픔속에 결승에 오른 단원고와의 맞대결을 망설였다. 고심끝에 경기는 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페어플레이를 택했다. 조범래 대송고 교장은 선수단과 코칭스태프에게 "최대한 파이팅을 자제하고, 숙연하게 경기에 임할 것"을 지시했다. 결연한 분위기속에 결승전이 진행됐다.

안영은 박세리 박신애 노소진 4명의 멤버가 나선 단원고는 혼신의 플레이로 3대1로 승리했다. 안영은과 박세리가 제1-2단식을 따냈고, 박세리와 박신애가 함께 나선 3번째 복식은 내줬지만, 박신애가 제4단식에서 승리하며 우승을 확정했다. 단체전 2연패를 일궜다. 우승 세리머니도, 여고생의 밝은 미소도 없었다.

정현숙 대한탁구협회 부회장이 어린선수들에게 위로금을 전달하며 어깨를 감싸안았다. 강철같은 탁구소녀들이 끝내 참았던 눈물을 터뜨렸다. 세상에서 가장 가슴 아픈, 우승이었다. 전영지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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