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씩씩한 박태환 설날편지"포상금 좋은곳 쓰였다니..."

전영지 기자

입력 2013-02-10 14:52

씩씩한 박태환 설날편지"포상금 좋은곳 쓰였다니..."


호주 브리즈번에서 전지훈련중인 '뱀띠 슈퍼스타' 박태환(24·단국대 대학원)이 팬들에게 특별한 새해인사를 전했다.



박태환은 설날 당일인 10일 오전 자신의 인터넷 팬클럽 게시판에 직접 장문의 글을 올렸다. 그간 브리즈번 인근의 태풍, 홍수 등 기상악화로 인해 인사가 늦었다며 근황을 전했다. 런던올림픽 실격 번복, 군 입소, 후원사 문제 등 일련의 과정속에서 버팀목이 돼준 팬들에게 진심어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최근 대한수영연맹의 올림픽 포상금 미지급 논란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런던올림픽 포상금을 받지 못해 기분이 안좋거나, 속상한 마음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어린 꿈나무 다이빙 선수들을 위해 쓰인다고 하니 기분좋고 뜻깊게 생각할 수 있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사전논의나 언질이 없었던 '과정' 부분에 대해서만큼은 아쉬움을 표했다. "좋은 일에 쓰이는 일이고 제가 받는 포상금으로 쓰이는 일이라면 저희 아버지나 (손)석배형(박태환 전담팀장)을 통해 연락이 왔더라면 서로 기분이 좋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수영연맹 측이 포상금 미지급의 이유로 지적한 '일련의 사건'에 대해 '소통 부재'를 무엇보다 아쉬워했다. "제가 잘못을 했다면 설명을 해주시고 얘기해주시면 좋았을 텐데 기사로 얘기한 것은 아쉬운 점"이라고 썼다. "런던올림픽 이후 제가 한국에 빨리 가고 싶다고 얘기한 것이 잘못된 부분이라고 하셨는데, 사실 누구나 경기가 끝나면 한국에 가고 싶고 집에 가고 싶어합니다.^^ 저만 한국에 빨리 가고 싶다고 얘기한 게 아니라 다들 한국에 못가서 불만을 갖고 있었던 부분"이라고 했다. 올림픽 직후 마스터스대회 시범경기 불참 문제에 대해서도 입장을 설명했다. "마스터즈 대회에 참석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꾸중하셨는데 그런 부분들도 의견을 조율해서 기분좋게 하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을 매번 하는데요. 사실 그 마스터즈대회에 제가 2~3차례 시범경기를 했었기 때문에 이번에도 수영연맹에서는 시범경기를 하고 꿈나무들에게 인사도 하고 그런 좋은 생각들을 했을 거라고 생각해서 정하신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제일 큰 아쉬움은 행사를 하기 전에 미리 연락을 주고 일정을 조율했으면 하는 부분입니다. 왜 행사할 때가 다 돼서 얘기를 해주며, 정작 당사자는 모르고 있는데 기사를 통해 소식을 들어야 하는지, 이런 상황들은 너무 안타깝습니다"라며 선수 입장에서의 아쉬움을 표했다.

 그러나 박태환은 성난 팬들에겐 오히려 이해를 구했다. 포상금 즉각 지급을 위한 '네티즌 1만명 청원'을 달성하고, 수영연맹에 릴레이 항의전화를 거는 등 격분한 팬들을 향해 "런던올림픽 포상금에 대한 논란 때문에 제가 사랑하는 팬분들이 많이 화가 나셨다고 얘기 들었습니다. 그래도 제가 받는 포상금이 어린 꿈나무 선수들 훈련하는 데 쓰인다고하니까 좋게 생각해주시고 화 좀 푸셨으면 좋겠습니다"고 썼다. 애당초 포상금에 대한 기대가 없었고, 받았어도 당연히 꿈나무들에게 돌아갔을 것이라는 점을 명시했다. "사실 저는 이번에 포상금을 받을 거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어서, 그렇게 기대를 안했거든요. 사실 4년전 베이징올림픽때 첫 포상금은 전담팀 선생님들과 대표팀 코치분들께 나눠드렸었고, 그 이후에도 포상금은 다 꿈나무 장학금으로 쓰여진 걸로 알고 있구요. 그래서 사실 이번에는 받을 거라는 생각도 못했지만, 받았더라도 아마 꿈나무들에게 갔을 겁니다. 포상금이라는 값진 내용이 이렇게 불미스러운 일들로 알려져 아쉽지만 좋은 곳에 쓰여졌다고 하니 한편으로는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덧붙였다.

팬들에게 보낸 '진심' 편지에서 박태환은 SK텔레콤과의 결별 후 '홀로서기'를 선택한 과정도 소상히 설명했다. 당시 '선수로서 정점을 찍고 내려올 길만 남았다'는 기사가 '상처'와 함께 '자극'이 됐음을 털어놨다. "사실 자존심도 많이 상하고 기분이 안좋았지만 한편으로 SK텔레콤측에서는 그런 얘기를 할수밖에 없겠구나라고도 생각이 들더라구요. '아, 내가 정말 이제 내려올 길만 남았나?''이제 내가 더 이상 안되는 건가?'라는 생각도 많이 하게 되더라구요. 마음고생을 많이 했는데 마이클 볼 감독님 만나러 갔을 때, 볼 감독님은 '태환이 네가 수영에 대한 열정만 있으면 언제든지 할 수 있고, 가능하다'고 말씀해주셔서 기쁜 마음으로 한국에 돌아올 수 있었던 건데요. 훈련을 다시 시작하고 전담팀을 다시 만들어서 기분좋게 시작해야겠다라고 마음을 잡았죠. 그래서 지금 이렇게 호주에서 열심히 할 수 있는 거구요"라고 썼다.

지난 1월14일 박태근 전 방글라데시 대표팀감독이 이끄는 새로운 전담팀과 6주 일정의 호주 전훈을 떠난 박태환은 훈련에만 몰입하고 있다. '뱀띠 슈퍼스타'답게 여전히 씩씩했다. 설날을 앞두고 브리즈번의 한국 마트에서 시장을 봤다. 계사년 새해아침 직접 떡국을 끓여, 전담팀 선생님들에게 대접했다. 팬들에게도 변함없이 씩씩한 새해인사를 전했다. "사랑하는 여러분들! 새해 복많이 받으시고 건강하고 아프지 말고! 행복한 일들로만 이루어진 2013년 보내세요^^ 아자아자 화이팅!"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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