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트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 남자 100m에서 금메달을 딴 뒤 선더볼트 세리머니를 처음 손보였다. 하지만 이전부터 육상에서도 세리머니의 세계는 존재했다. 팬들을 위한 또 하나의 서비스이자 육상을 보는 또 다른 재미다.
'미녀새' 엘레나 이신바예바(29·러시아)도 세리머니에서 둘째가라면 서럽다. 체조선수 출신답게 텀블링 세리머니가 그의 전매특허다. 2009년 대구국제육상대회에서 대회 4연패를 이뤄낸 이신바예바는 매트 위에서 그대로 한 바뀌를 굴러 대구팬들의 많은 박수갈채를 받았다. 2010년 초 부진으로 시즌을 일찌감치 접은 뒤부터 더이상의 텀블링은 나오지 않았다. 세계선수권대회를 통해 재기를 노리는 이신바예바의 텀블링이 대구 달구벌을 뜨겁게 달굴지 지켜볼 일이다.
블라시치의 세리머니가 즉흥적이었다면 의도된 연출도 있다. 세계를 호령했던 스프린터 모리스 그린(37·미국)은 2004년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홈디포오픈 남자 100m 결선에서 9초87로 우승한 뒤 대뜸 스파이크를 벗어 던졌다. 그리고 잠시후 나타난 그린의 측근은 소화기를 들고나와 스파이크에 분사를 했다. 발바닥에 불이 나게 뛰어 불을 껐다는 의미의 재미있는 세리머니였다. 이 세리머니의 후폭풍은 컸다. 네티즌들이 '실제로 그린의 스파이크에서 불이 났다, 안 났다'를 두고 갑론을박이 벌이는 해프닝이 일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