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바둑역사의 한 획을 그을 주인공은 누구일까? 전통의 강자들과 사상 최대 병력의 신진들 대결은 어떻게 펼쳐질까?
제16회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개막식과 본선 32강전이 오는 23일부터 26일까지 중국 베이징 캠핀스키 호텔에서 열린다.
이번 대회는 두번 패하면 탈락하지만 한번 지더라도 남은 경기를 모두 이기면 다음 라운드로 진출하는 토너먼트 형태의 '더블 일리미네이션' 방식으로 진행된다. 본선 32강전에는 본선 시드 12명과 통합예선 통과자 19명, 주최사 추천 와일드카드 1명 등 모두 32명이 '별들의 전쟁'을 벌인다.
베이징 개막식은 삼성화재의 글로벌 브랜드 이미지를 확고히 심기 위한 전략과 맞물려있다. 명실상부한 세계기전의 위상을 갖추는 한편 세계 최대 시장이 될 중국을 겨냥한 포석인 셈이다. 지난해에도 중국 쑤저우에서 팡파레를 울린 바 있다.
국가별 참가인원은 주최국 한국이 통합예선 통과자 10명을 포함해 모두 18명으로 가장 많고, 중국 12명, 일본에선 국가시드로 2명만이 각각 출전한다. 이들은 '지옥의 레이스'로 불리는 예선관문을 통과했거나 전기 4강 및 각국 타이틀 홀더로 구성된 최정예들이다.
대회 통산 열번째 우승에 도전하는 한국은 대회 최다우승자(3회)이자 랭킹 1위 이세돌 9단을 필두로 랭킹 2위 최철한 9단, 후지쓰배 우승자 박정환 9단, 강동윤 9단으로 이어지는 톱 랭커들이 총출동했다. 최근 2년간 중국에 내주었던 우승컵을 되찾아올 기세다.
'황소삼총사' 원성진 9단과 박영훈 9단, 전기 준우승자 허영호 9단도 호시탐탐 대권을 노린다. 통합예선 결승에서 탈락했던 이창호 9단은 주최사의 와일드카드를 받아 막차로 탑승했다. 이창호는 전 대회 출전 기록을 이어가는 유일한 선수다.
베테랑 세력 못지않게 주목해야 할 얼굴은 신예들이다. 올해 삼성화재배는 어느 때보다 신진세력이 본선에 대거 진출했다. 김정현 3단, 김동호 2단, 강승민 2단, 나현 초단 등 프로가 된 지 불과 1~2년, 나이로는 10대 후반에서 갓 스무 살의 새내기들이 이들이다.
중국 역시 신예들이 손바람을 냈다. 펑리야오 5단, 탄샤오 5단, 쑨리 4단, 왕타오 3단, 리쉬엔하오 3단 등은 한국팬들에겐 이름조차 낯선 이른바 '90후' 세대들이다.
이밖에 중국은 2010년 우승자 구리 9단과 2009년 우승자 콩지에 9단을 주축으로 박문요 9단, 천야오예 9단, 리저 6단 등이 우승을 향한 집념을 불태우고 있다.
예선통과자를 내지 못한 일본은 관서기원 소속의 쌍두마차 유키 사토시 9단과 사카이 히데유키 9단이 국가시드로 출전한다.
삼성화재배는 전면 오픈제와 완전 상금제, 더블 일리미네이션 방식의 32강전, 시니어조 및 여자조의 신설, 점심시간을 없앤 논스톱 진행, 꿈나무 후원 프로그램 등 변화와 혁신으로 바둑대회의 이정표를 세워 오고 있다.
이번 대회의 우승상금은 2억원(준우승 7000만원), 총상금 규모는 6억600만원이다.
삼성화재배 관계자는 "본선멤버 32명이 현지 바둑팬을 상대로 1대 1 지도기를 벌이는 프로암대회를 최초로 여는 한편 한국선수가 이길 때마다 일정액을 적립해 꿈나무 후원 프로그램인 '삼성화재 후배사랑 연구생리그'의 성적 우수자에게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나성률 기자 nasy@sportschosun.com
◇'지옥의 관문'을 통과한 정예 프로들이 출전해 '별들의 전쟁'을 펼치게될 제16회 삼성화재배 본선대회가 중국 베이징에서 24일부터 사흘간 열전을 벌인다. 사진은 지난해 32강전.<사진제공=삼성화재>
◇제16회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본선멤버
▶한국(18명) : 이창호 9단, 이세돌 9단, 최철한 9단, 박영훈 9단, 원성진 9단, 허영호 9단, 강동윤 9단, 박정환 9단, 백성호 9단, 장주주 9단, 박지은 9단, 이영구 8단, 김지석 7단, 전영규 5단, 김정현 3단, 김동호 2단, 강승민 2단, 나현 초단
▶중국(12명) : 구리 9단, 콩지에 9단, 박문요 9단, 천야오예 9단, 리저 6단, 궈원차오 5단, 펑리야오 5단, 탄샤오 5단, 송용혜 5단, 쑨리 4단, 왕타오 3단, 리쉬엔하오 3단
▶일본(2명) : 유키 사토시 9단, 사카이 히데유키 9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