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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오픈]'탁구종결자' 이상수 준우승이 특별한 이유

전영지 기자

입력 2011-07-03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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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구종결자' 이상수 준우승이 특별한 이유
◇이상수 사진제공=월간탁구 안성호 기자




'신세대 테크니션' 이상수(20·삼성생명)가 코리아오픈에서 아깝게 준우승에 머물렀다. 하지만 한국 탁구팬들 앞에서 '차세대 에이스'의 무한한 가능성을 입증했다.

이상수는 3일 오전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11년 한국마사회컵 코리아오픈 국제탁구 남자단식 결승에서 세계랭킹 15위 옵차로프 디미트리예(독일)에게 1대4로 패했다. 8강전과 준결승에서 주세혁(31·삼성생명), 조언래(25·농심삼다수)를 잇달아 꺾고 올라온 디미트리예의 서브와 드라이브는 강력했다. 매 세트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접전이 이어졌다. 5세트 가운데 3세트 스코어가 9-11이다. 박빙이었다. 1-2세트를 내주며 불안한 출발을 보였지만 무려 10번의 타이 스코어 끝에 3세트를 13-11로 따내며 흐름을 가져오는 듯했다. 하지만 4세트 초반 잇단 범실로 무너지며 결국 무릎을 꿇고 말았다. 우승을 놓쳤지만 파이팅 넘치는 에이스 이상수의 플레이에 체육관을 가득 메운 탁구팬들은 뜨겁게 열광했다. '우윳빛깔 이상수' '탁구종결자 이상수' 등 플래카드가 관중석을 장식했다.

이상수는 올 들어 확실한 상승세다. 올해 초 폴란드오픈 남자단식에서 톱 랭커들을 잇달아 격파하며 정상에 올랐다. 지난달 중국오픈 단식 1회전에선 중국의 에이스 쉬신(당시 세계랭킹 7위)을 4대 2로 돌려세우며 파란을 예고했다. 이상수는 준결승전에서 중국의 차세대 에이스 린 가오위안(16·세계랭킹 80위)를 4대1(11-8, 11-9, 11-4, 7-11, 11-5)로 꺾었다. 폴란드오픈 남자단식 8강, 21세 이하 남자단식 4강전 승리에 이어 3연승을 달리며 확실한 '천적' 관계를 구축했다. 빠른 선제 공격을 발판으로 만리장성을 공략할 자신감을 얻었다.

이상수의 7월 국제탁구연맹(ITTF) 세계랭킹은 31위다. 생애 최고 랭킹이다. 지난해 60~70위권을 맴돌던 랭킹이 40계단 가까이 껑충 뛰어올랐다. 서현덕(20·삼성생명) 김민석(19·한국인삼공사) 정영식(19·대우증권) 정상은(21·삼성생명) 등 출중한 또래들과의 무한경쟁 및 부단한 훈련을 통해 급성장하고 있다. 이번 코리아오픈 준우승으로 8월 랭킹에선 난생 처음으로 라이벌 5인방 중 최고 자리를 차지하게 될 것같다. "좋은 라이벌이 있다는 건 자극제도 되고, 좋은 선수들과 함께 경쟁하면서 훈련할 수 있어서 정말 큰 도움이 된다"며 활짝 웃었다. 자신의 장단점을 꼽아달라는 질문에 라이벌들을 편안하게 언급했다. "게임운영이나 디펜스, 지구력은 현덕이나 영식이에 비해 모자란다"고 했다. 본인이 생각하는 장점은 역시 공격쪽이다. "선제 공격을 잡고 찬스를 만들어 파고드는 쇼트 플레이가 자신 있다. 공격적이라는 측면에서는 민석이와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이상수는 향후 목표를 묻는 질문에 거침없이 '태극마크'와 '올림픽'을 언급했다. 지난 5월 로테르담세계선수권 땐 '절친 라이벌' 김민석 서현덕 정영식이 먼저 태극마크를 달았었다. 내심 목이 말랐다. "오픈대회만 출전했을 뿐 태극마크를 아직 달아보지 못했다.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고 싶다"는 마음속 꿈을 또렷하게 밝혔다.

소속팀의 강문수 삼성생명 총감독 역시 '애제자' 이상수에 대한 기대감을 아낌없이 표했다. "포핸드드라이브 파워가 많이 올라왔고 백핸드 드라이브는 안정감을 찾았다" 는 칭찬과 함께 "포핸드 범실을 줄이면 한단계 더 올라설 수 있을 것"이라는 충고를 건넸다. 강 감독에 따르면 이상수는 따로 잔소리가 필요없을 만큼 자기관리에 철저한 연습벌레다. "지고 돌아오면 본인이 더 속상해 하기 때문에 오히려 격려해주는 편"이라고 귀띔했다.

이번 코리아오픈에서 남자단식은 우승하지 못했다. 하지만 성장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희망적이다. 이상수 김민석 서현덕 정영식 정상은이 매 대회마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 있다. 그리고 이번에는 이상수가 또래 중 맨 앞에 섰다. 인천=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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