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 팀 수장은 냉정했다. 전남 드래곤즈와 부산 아이파크는 23일 광양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와의 '하나원큐 K리그2 2021' 12라운드를 치른다. 최근 3경기 무패(2승1무)를 기록하며 선두를 달리고 있는 전남(승점 22)이나, 지난 대전하나시티즌전 완승(4대1)으로 흐름을 탄 6위 부산(승점 16) 모두 상승세를 이어가기 위해 물러설 수 없는 한 판이다.
특히 이 날 경기에는 특별한 사연이 있다. 지난달 24일 부산구덕운동장에서 벌어진 '사건' 때문이었다. 전남의 1대0 승리로 끝난 후 기자회견에 나선 히카르도 페레즈 부산 감독은 K리그에서 좀처럼 볼 수 없는 이례적인 코멘트를 했다. "리그에서 2위를 달리는 팀이 전반 내내 11명 모두가 수비에 치중했고, 우리는 공격적인 축구를 펼쳤다. 우리는 상대보다 더 좋은 경기를 했다. 상대는 2위팀이라고 믿기 힘들 정도로 찬스를 만들지 못했다. 더 할 말이 없다." 전남의 '수비 축구'를 저격했다. 물론 이후 "상대의 전술을 존중한다"고 한발 물러섰지만, 전경준 감독의 '전술'을 '디스'한 것은 분명했다. 경기 후 경기 중 부상 상황에서 전 감독과 페레즈 감독이 설전을 벌였다는 이야기까지 전해지며, 양 팀 사이에는 묘한 기류가 형성됐다.
경기 전 사전 인터뷰에 나선 양 팀 감독은 이런 뜨거운 장외 분위기에 적잖이 놀란 눈치였다. 페레즈 감독은 "왜 이렇게 이번 경기가 뜨거워졌는지 모르겠다"며 "지난 경기에서 만났을때도 전남은 2위에 자리했다. 어려운 경기가 예상됐었는데, 이번엔 1위에 올라 있다. 더 어려운 경기가 될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냉정함을 잃지 않았다. 전 감독은 "팬들이 흥미를 가질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든다는 것은 나쁘지 않다고 본다. 준비하는 입장에서 부산은 상대해야 할 9팀 중 한 팀이다. 준비한대로 똑같이 운영하는게 중요하다. 여러 말이 있지만, 일일이 대응하는 것은 아니지 않나 싶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