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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보조금 발표에도 굼뜬 시장반응…현대차, HEV로 위기 대응

강우진 기자

입력 2024-04-28 11:09

수정 2024-04-28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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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보조금 발표에도 굼뜬 시장반응…현대차, HEV로 위기 대응
◇아이오닉 5 N. 사진제공=현대차

올해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개편 방안 발표 이후 시장 반응이 예년과 차이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에는 관련 발표 직후 폭증하던 전기차 구매가 이번에는 주춤하다가 늘어나는 양상을 보였다. 이는 전기차 보조금 계산법이 이전보다 복잡해지고, 최근 전기차에 대한 수요가 떨어진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28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지난 2월 전기차 신규등록 대수는 전월(2514대) 대비 525대 줄어든 1989대였다. 지난 2월 6일 있었던 환경부의 보조금 개편 방안 발표 이후에 오히려 판매가 감소한 것. 1∼2월에 잠잠했던 수요는 3월이 돼서야 터져 나왔다. 3월 신규등록 대수는 2만1001대로 전월 대비 956% 폭증했다.

이로써 보조금 확정 이후 항상 우상향 그래프를 그려왔던 전기차 시장 그래프가 처음으로 꺾인 곡선 그래프를 그리게 됐다.

지난해에는 1월 995대였던 전기차 신규등록 대수가 2월에 10배 이상 늘며 1만1291대를 기록했다. 3월(2만1874대)에도 증가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전기차 보조금 개편안 발표는 2월 2일에 이뤄져 올해와 비슷한 시기였지만, 시장의 반응 속도는 달랐다.

2022년에도 1월 1872대였던 전기차 신규등록 대수는 같은 해 2월 8570대로 3.5배 늘었다. 이 역시 3월(1만7352대)까지 증가세가 이어졌다. 2022년에는 전기차 보조금 개편안이 1월 19일에 공표됐다.

업계에서는 올해부터 보조금에 에너지 밀도, 환경성 지표 등이 들어가면서 셈법이 복잡해졌고, 전기차에 대한 전반적인 수요가 둔화한 것을 원인으로 분석했다. 실제로 자동차 업계에서 판매 정책을 정립하는데 시간이 걸려 소비자가 이를 기다리는 경우가 많았다.

환경부는 이번 보조금 개편으로 전기차를 살 때 받을 수 있는 국가 보조금 최대 금액을 지난해보다 30만원 줄였고, 보조금을 최대로 받을 수 있는 전기차 가격을 5500만원으로 낮췄다. 또 1회 충전 주행거리에 따른 보조금 차등을 강화하고, 충전속도나 배터리 효율에 따라 차등 지원하기 위한 배터리효율계수 등을 새로 도입했다.

이처럼 전기차의 인기가 이전만큼은 아니다 보니 업계도 대응에 나서고 있다. 대표적으로 현대자동차는 전기차 수요 둔화에 하이브리드차(HEV), 고부가가치 차량 및 SUV 판매 증대 등으로 위기에 대응하고 있다.

현대차는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40조6585억원, 3조5574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5일 공시했다.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7.6% 늘었고, 영업이익은 2.3%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8.7% 수준이다.

현대차는 올해 전기차, 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차 부문에서 지난해 동기 대비 4.8% 줄어든 15만3519대를 팔았다. 전기차 판매량은 4만5649대로 31%의 큰 감소 폭을 보였다. 하이브리드차가 17% 증가한 9만7734대 팔리며 전기차 판매 감소를 상쇄했다. 전체 판매에서 전기차 비중이 6.5%에서 4.5%로 줄었지만, 하이브리드차 비중은 8.2%에서 9.7%로 증가했다.제네시스,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등 고부가가치 차량의 선전도 실적 방어에 큰 역할을 했다.

제네시스는 현대차 전체 판매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1분기 5.1%에서 올해 1분기 5.6%로 높아졌다. 제네시스를 포함한 현대차의 SUV 판매 비중도 60.6%까지 커졌다.

현대차는 앞으로도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일시적으로 주춤할 것으로 보고, 하이브리드차 판매를 단기적으로 늘리면서 위기에 대응하겠다는 계획이다. SUV와 제네시스 등 고부가가치 차종 중심의 믹스 개선도 유지해 수익성을 확보할 방침이다.강우진 기자 kwj1222@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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