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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자격 대리수술 의혹' 병원 검찰 수사 지지부진…제보자 신원 노출 논란도

장종호 기자

입력 2024-03-25 10:15

수정 2024-03-25 14:12

'무자격 대리수술 의혹' 병원 검찰 수사 지지부진…제보자 신원 노출 논란…
사진제공=서민민생대책위원회

[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무자격 대리수술 의혹'을 받은 유명 관절전문 병원에 대한 수사가 지지부진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2022년 경찰이 압수수색 등 대대적인 조사를 벌여 의료법 위반 등의 관련 혐의를 포착, 사건을 검찰로 송치했지만 1년 8개월이 다 되도록 이렇다 할 수사 결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는 것.

이후 공익제보자의 신분이 노출돼 회유와 협박을 받은 것으로도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경찰과 의료계 등에 따르면 지난 2022년 7월 28일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보건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의료법, 의료기기법 등의 위반 혐의로 Y병원 A병원장 및 의료진과 의료기기 업체 영업사원 등 16명을 불구속 송치했다.

당시 A병원장은 인공관절 및 연골 치료제 등을 공급하는 의료기기 업체를 자회사로 설립한 뒤 업체 소속 영업사원에게 대리 수술을 시킨 혐의를 받았다.

송치된 16명 중 10명이 대리 수술에 참여한 영업사원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들은 병원에 상주하면서 수술 보조와 봉합 등 의료행위에 관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당시 의료진 5명은 수술 집도를 직접 끝까지 한 것처럼 기록지를 조작했던 것으로 경찰은 판단했다.

과거 해당 의료기기 업체에서 근무했다는 한 제보자는 "입사 후 수술관련 자료에 대한 교육이 이뤄졌고, 이후 선배나 동료와 함께 수술실에 들어갔으며 수술에 관여했다"고 털어놨다.

시민단체인 서민민생대책위원회와 제보자에 따르면 당시 의료기기 업체 직원들은 ▲인공관절 삽입을 위해 환자 뼈에 드릴로 구멍을 뚫어 핀을 꽂아 기구를 고정하고 나중에 제거하는 행위 ▲망치질을 해 인공관절을 뼈에 삽입하는 행위 ▲수술 과정에서 절개된 근육, 피부, 피하조직 등을 봉합하는 행위 등 의사가 직접 시행해야 하는 의료행위를 했다는 것이다.

이 주장이 사실이면 명백한 의료법 위반이며 환자와의 신뢰 위반을 넘어 수술 위험성까지 내포하는 범죄행위다.

또한 서민민생대책위원회와 제보자는 "해당 병원은 마치 병원장이 직접 수술하는 것처럼 환자에게 설명하고는 병원 소속의 다른 의사(일명 '섀도 닥터')가 수술하는 이른바 '유령수술'도 자행했다"고 주장했다.

만약 이 내용이 사실이면 환자를 수술하는 주된 의사가 변경된 경우에는 반드시 사유와 내용을 서면으로 환자에게 알려야 하는 의료법 제24조2(의료행위에 관한 설명) 규정 위반 행위다.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이같은 행위가 벌어진 모습은 여러 방송을 통해 전해지기도 했다는 증언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에 경찰은 세 차례의 압수수색과 조사를 거친 결과, 법 위반이 있었다고 판단해 2022년 7월 서부지검에 송치했다. 이후 검찰의 보완 수사 요청에 경찰은 사건 자료를 보완 후 다시 넘겼다.

하지만 현재까지도 관련자들에 대한 기소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21년 인천과 광주광역시에서 '대리수술 혐의'를 받은 척추전문 병원들을 신속하게 재판에 넘긴 사례와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최근 검찰에 신속한 수사를 해달라며 진정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조사 및 수사 과정에서 제보자의 신원이 노출되는 일도 벌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제보자는 "회유와 함께 '까불지 마', '구속시킨다' 등의 내용이 담긴 협박 문자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제보자는 최근 신변의 위험을 느껴 이사까지 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병원 측 변호인은 "올해 초에도 수사를 받은 상황"이라면서 "검찰의 빠른 결론을 바라고 있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경찰의 압수수색 이후 Y병원은 "대리수술은 존재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Y병원 측은 "경찰 조사에 성실하게 임해왔다"면서 "경찰이 지적한 혐의는 '대리수술'이 아닌 '진료보조행위'에 대한 부분으로 봐야 한다. 모든 수술은 의사가 집도한 사실이 맞고, 이 과정에서 간호조무사 등의 보조행위가 '대리수술'로 부풀려졌다"고 당시 해명한 바 있다.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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