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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가 1인 가구 공략 박차…혼인 건수 줄고 '나 홀로 가구' 증가세

김세형 기자

입력 2024-03-03 11:41

유통업계가 1인·맞벌이 가구 공략에 나섰다. 최근 1인·맞벌이 가구를 위한 맞춤형 소비매장 운영과 소포장 상품 확대 전략을 강화에 나서는 모습이다. 변화의 핵심에는 편의점과 기업형 슈퍼마켓(SSM)이 자리 잡고 있다. 대형마트, 백화점 등 대형 오프라인 매장에 비해 소비자 접근성이 뛰어나다는 배경에서다. 특히 최근 몇 년간 1인·맞벌이 가구의 주요 장보기 채널로 활용되는 점도 한몫 거들었다.



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GS25는 올해부터 신선강화형 매장(FCS)을 확대한다. FCS는 장보기 특화 편의점을 떠올리면 이해가 쉽다. 편의점과 같은 매장 형태이지만 농·축·수산 신선식품과 조미료, 통조림, 즉석식품, 냉장식품 등 장보기 관련 식품군이 일반 편의점보다 많다. 2021년 3개였던 FCS 매장 수는 2023년 말 기준 253개로 늘었다. GS25는 올해 최대 FCS 매장 수를 1000개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롯데슈퍼는 지난해 9월부터 롯데 강남 삼성점을 1∼2인 가구 특화 점포로 전환했다. 매장 면적의 90%를 소용량 채소와 가공·조리식품 등으로 채웠다. 특히 한 끼 대용으로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1인용 도시락과 소용량 초밥 등 간편식 등이 주력 판매 제품이다. 강남 삼성점은 리뉴얼 개장 이후 누계 매출액이 전체 직영점 대비 50%가량 높게 나타났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는 지난해 11월부터 서울 학동역점을 1∼2인 가구 특화 매장으로 운영 중이다. 간편식 코너에 소포장 형태의 식품 품목 수를 확대했다. 반 마리 선어류와 같은 소용량 수산물, 1∼2인용 축산물 및 밀키트 등 제품 확대도 꾸준히 진행, 매출 확대 효과로 이어졌다.

유통업계는 오프라인 매장을 넘어 온라인, TV홈쇼핑 등도 상품 구성에 변화를 주며 맞춤형 상품 판매를 확대하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 변화의 속도를 높이는 방안을 주요 경영전략과 접목하는 방안 등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통업계의 변화 이유는 명확하다. 혼인 건수와 출산율이 감소하는 등 가족 수 변화에 따른 소비 패턴에 변화가 예상된다는 배경에서다.

통계청의 '2023년 12월 인구동향'과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해 혼인 건수(잠정치)는 19만3673건이다. 2013년 32만2807건과 비교하면 10년 사이 40%가 줄었다. 지난해 혼인 건수는 2022년 대비 1983건(1%)이 늘었지만, 코로나19로 미뤄왔던 결혼이 진행된 일시적 현상에 따른 것으로 향후 증가세가 유지될지는 미지수다. 혼인 건수는 2011년 32만9087건 이후 2022년 19만1690건)까지 11년째 감소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특히 결혼에 대한 인식 변화가 혼인 건수 감소 배경으로 꼽힌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통계청 사회조사 결과 13세 이상 인구 중 '결혼을 반드시 해야 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2012년 20.3%에서 2022년 15.3%로 감소했다. '결혼하는 것이 좋다'고 응답한 비율은 42.4%에서 34.8%로 감소하는 등 결혼에 대한 긍정적 인식은 줄었다. 같은 기간 '결혼을 해도 좋고 하지 않아도 좋다'고 응답한 비율은 33.6%에서 43.2%까지 늘었다. 혼인 건수의 감소는 출생아 수 감소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출생아 수는 2013년 43만6455명에서 지난해 23만명으로 47.3% 줄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혼인 건수 감소, 저출산 기조 확대 등 가족 구성원의 변화는 소비 패턴에도 영향을 주는 중요한 요소"라며 "유통 관련 모든 채널을 중심으로 1인·맞벌이 가구를 위한 맞춤형 상품 구성 및 특화 매장 운영 전환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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