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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ELS·PF 충당금에 또 '현미경'…금융사 고삐 조이는 금융당국

강우진 기자

입력 2024-02-05 10:54

금융당국이 ELS와 PF 충당금 관련 금융사들의 고삐를 조이고 있다.



금감원은 다음달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ELS) 주요 불완전 판매 유형 등이 담긴 검사 결과를 발표한다. 설 연휴 이후부터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대비 현장점검에 나선다.

4일 금융권과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금감원에 접수된 분쟁조정 및 민원 신청 건수는 약 3000건에 달한다.

홍콩H지수는 지난 2021년 2월 1만2000선을 넘어섰으나 같은해 연말 8000대까지 떨어진 뒤 현재 5200선 수준이다. 지난달 수천억원의 손실이 확정된 데 이어 연내 손실액이 6조∼7조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

이 같은 상황에서 금감원은 주요 판매사에 대한 추가 현장 검사를 결정했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달 8일부터 KB국민·NH농협·SC제일·신한·하나 등 은행 5곳과 KB·NH투자·한국투자·미래에셋·삼성·키움·신한투자 등 증권사 7곳을 대상으로 한 현장검사에서 불완전판매와 관련 사실관계를 파악해 왔다. 판매 규모와 손실액이 크고, 민원·분쟁 건수가 급증하면서 내린 추가검사 조치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1차 검사 결과를 설 연휴 전후로 정리한 후 2차 현장 검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배상 기준안도 마련한다.

금감원은 다음달 검사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보이는데 고령층 등에 알기 쉽게 상품 설명이 됐는지, 투자자가 과거 고난도 상품에 투자한 경험이 있는지 등에 따라 유형 분류 작업을 하고 있다.

금감원은 과거 파생결합펀드(DLF) 등 사모펀드 사태 당시 손해액의 40~80%를 투자자에게 되돌려주는 배상안을 발표한 바 있다.

금융위원회는 금감원의 검사 결과를 토대로 판매 채널 제한을 포함한 제도 개선을 검토할 방침이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말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풋옵션 매도와 같은 파생상품 구조화 상품의 은행 판매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이어 "검사 결과를 본 뒤 필요한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금감원은 PF 부실 대비 충당금 적립이 적절한지 확인하기 위해 주요 대형 저축은행과 캐피탈사, 상호금융협회에 대한 현장점검에도 나선다. 금융회사들이 PF 부실 대비 충당금 적립과 관련해 상시 감시체계를 통한 일대일 지도를 수행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현장점검에서 금융당국은 토지담보대출에 대해 PF 대출 수준으로 충당금을 적립, 작년 결산에 반영했는지 여부와 PF대출 자율 협약에 들어간 여신 중에서 연체이자가 유예되고 만기 연장을 이어가고 있는 여신들에 대해 충당금을 고정(30%) 수준으로 쌓았는지 확인한다.

앞서 금감원은 PF 부실에 대비해 제2금융권에 지난해 말 결산 시 보수적인 충당금 적립을 지속적으로 요구해 온 바 있다.

올해 금융당국은 지난해보다 보수적인 충당금 적립을 요구할 계획이다. 엄격한 사업성 평가 기준과 충당금 적립 방안 등을 담은 가이드라인 제시를 위해 관계기관의 협의에도 들어갔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달 임원 회의에서 "부동산 PF 부실을 속도감 있게 제거해 나갈 필요가 있다"며 "금융회사는 충당금을 최대한 적립할 필요가 있다. PF 손실 인식을 회피하면서 남는 재원을 배당·성과급으로 사용하는 금융회사에 엄중한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강우진 기자 kwj1222@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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