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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위생법 위반 적발 '왕가탕후루'…폭발적 성장세 꺽이나

김세형 기자

입력 2023-11-09 01:19

수정 2023-11-10 07:29

엎친 데 덮친 격이다. 당 과다 섭취 문제로 지난달 국회 국정감사에 대표가 증인으로 소환됐던 달콤왕가탕후루(왕가탕후루)에 식품위생법 관련 문제가 발생했다. 왕가탕후루는 식품위생법 위반 사항 적발 이후 즉각 시정 조치에 나서며 빠르게 대처했다. 그러나 업계 안팎에선 연이은 문제가 발생함에 따라 달콤왕가탕후루의 가맹점 매출 하락과 함께 최근 보였던 폭발적인 성장세가 꺾일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탕후루는 어린 아이가 주로 구매하는 만큼 건강과 위생 관련 문제는 소비자 접근성 확대를 위해 중요한 요소라는 게 이유다.



왕가탕후루는 탕후루 시장의 업계 1위 프랜차이즈 브랜드다. 2022년 43개였던 매장은 올해 탕후루 인기에 힘입어 최근 500개로 늘었다.

9일 프랜차이즈 업계에 따르면 식품의약안전처(식약처)는 지난 10월 5일부터 13일까지 가을 나들이 철을 맞아 국립공원·고속도로 휴게소 내 음식점 5892곳을 점검했다. 점검 결과 적발된 곳은 식품위생법,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12곳이다. 눈길을 끄는 점은 적발된 12곳 중 3곳이 '달콤왕가탕후루'의 제조공장과 가맹점이라는 점이다.

프랜차이즈 '달콤왕가탕후루'를 운영하는 기업 '달콤나라앨리스'는 제조 공장의 표시기준 위반(제조일자 미표시)과 자가품질검사 미실시 등이 문제가 됐다. 설탕 등이 함유된 기타가공품의 제조 일자를 표시하지 않았고, 이물이 들어갔는지도 검사하지 않았다. 경남 진주에 있는 왕가탕후루 가맹점은 직원 건강검진 미실시 사항이, 경남 거제에 있는 왕가탕후루 가맹점은 표시기준 위반(제조일자 미표시) 제품 사용이 적발됐다. 식약처는 "점검 과정에서 적발된 업체는 관할 지자체가 행정처분 등 조치 후 6개월 이내에 다시 점검해 개선 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왕가탕후루의 식약처 식품위생법 관련 위반 적발에 대한 관심이 확대된 데는 최근 탕후루를 즐기는 이들이 늘어난 게 배경이 됐다. 최근 마무리된 국회 보건복지위 종합국감에서 비만, 고혈압 등 원인으로 당류 섭취를 지목하며 정철훈 왕가탕후루 대표를 증인으로 채택했던 점도 한몫 거들었다. 탕후루는 과일을 꼬치에 꽂은 뒤 시럽처럼 끓인 설탕을 묻혀 만든다. 탕후루를 제조할 때 사용되는 설탕량이 많은 만큼, 혈당을 올리고 내열을 증가시켜 비만과 면역력 저하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치아구조가 발달하고 갖춰져 갈 초등생들의 치아 및 턱관절 손상에도 무리가 갈 수 있고, 당도가 높아 중성지방도 증가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 바 있다.

프랜차이즈 한 관계자는 "최근 소비패턴은 트렌드도 중요하지만 건강, 위생에 대한 부분에도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최근 일련의 논란은 탕후루 시장의 성장세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프랜차이즈의 경우 위생 문제는 특정 점포의 문제라도 전체 가맹점 영업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본사 차원의 관리·감독이 중요하는 설명이다.

왕가탕후루를 운영하는 달콤나라앨리스도 식품 위생 관련 문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기존 관리의 미흡한 점을 인정, 식품위생법 위반 사항이 적발된 이후 해당 사안에 대한 즉각 시정 조치에 나서는 등 사태 수습을 위해 빠르게 움직였다.

달콤앨리스는 제조공장 관련 건에 대해 "2023년 5월 제조 허가 신고를 완료하고, 2023년 9월 초 식품 기타가공품 HACCP 제조허가된 회사와 신규레시피 제품 생산을 의뢰한 후 OEM 생산이 진행중인 상태였다"며 "제조허가를 받은 업체는 자가품질 검사를 3개월에 1회 받아야 하지만 자가품질 검사를 놓친 점은 진심으로 머리숙여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식약처 적발 이틀 만에 외부 전문기관에 의뢰해 이물질 검사 마쳤고, 검사에서 이물질은 검출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건강 진단 미 실시의 경우 1개 점포에서 아르바이트 직원 채용 시 문제가 있었던 부분을 시정했고, 유통기한 미표시 적발의 경우 본사 실수로 유통기한 표시가 부착되지 않았던 것으로 해당 제품은 즉각 폐기했다고도 전했다. 달콤앨리스는 "빠르게 성장하는 과정에서 미흡했던 부분이 있었던 점은 다시 한번 머리숙여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탕후루가 아이들이 먹는 음식인 만큼 건강 문제나 위생관련 문제에 대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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