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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의금 안 내고 연락도 전혀 없던 절친…그럼에도 고마운 친구

황수빈 기자

입력 2023-11-10 14:10

축의금 안 내고 연락도 전혀 없던 절친…그럼에도 고마운 친구
출처 : 픽사베이

결혼식장을 찾은 친한 친구가 축의금을 내지 않았지만 이해한다는 한 누리꾼의 사연이 전해져 온라인 상에서 훈훈함을 자아내고 있다.



최근 한 익명의 온라인 커뮤니티에 "축의금을 안 낸 친구"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결혼식을 올리고 여행을 다녀 와서 바빴다가 축의 명단을 봤다."라며 "그런데 정말 친한 친구 B가 축의를 하지 않았더라"며 말문을 열었다.

의아함을 느낀 A씨는 결혼식에 방문했던 또 다른 친구에게 이에 대해서 물었다고 한다. 친구의 말에 따르면, B씨가 A씨의 결혼식을 혼자 지켜보고 있었고 뷔페를 먹으러 가자는 말에 당황하고 "볼일이 있다"고 하며 자리를 떴다고 한다.

A씨는 "생각해보니 B가 요즘 경제적인 문제로 힘들어한다. 나에게 축의금을 주는 것 조차 힘들었던 것 같다."라며 "친한 친구인데 5만원도 안되는 돈을 주기가 미안해서 아예 내지 않은 것 같다."라고 밝혔다.

이어 A씨는 "B가 내가 어렸을 때 엄마가 돌아가셨을 때에도 장례씩에 3일 내내 있어준 친구다."라며 "돈 때문에 친구 눈치가 보여 식사도 하지 않았다. 결혼식 이후 지금까지 연락도 없다. 그깟 돈이랑 밥이 뭐라고, 이 친구 성격상 미안해서 연락도 못하는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A씨는 "멀리 결혼식장까지 와서 밥도 안 먹고 간 친구 때문에 속이 상하고 눈물만 난다. 그 친구도 얼마나 속상했을까. 바빠서 이제 확인한건데 그동안 B가 돈을 안내서 연락 안했다고 생각할까봐 속상하다"라며 "정말 예의바르고 성실하게 사는 친구다. 내성적인 성격이라서 말을 못하는 것이라고 확신한다."라고 안타까운 심경을 털어놓았다.

결국 A씨는 B씨에게 먼저 연락을 했다. A씨는 B씨에게 "혹시 축의금 때문에 연락 못한 것이냐. 그런 것을 안 받아도 옆에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너무 고마운 친구다."라며 "돈 못 냈다는 것에 절대 연연해하지 말고 미안해하지 말아라. 그동안 나에게 해준 것은 그 어떤 축의보다 가장 감사하고 고마운 것이다. 우리가 어떤 친구인데 눈치보지 말아라"고 말했다.

감동을 받은 탓일까, B씨는 결국 눈물을 보였다고 한다. B씨는 "나도 먼저 연락을 하고 싶었는데 너무 미안해서 연락을 못했다."라며 "농담으로 결혼하면 축의금 백만원 낸다고 했는데, 막상 닥친 결혼에 아무것도 할 수 없던 자신이 너무 초라하고 미안하고 서글펐다."라고 답했다.

이에 A씨는 "B는 항상 내 이름을 불러주며 '고맙다, 미안하다'라며 나를 이해해주는 친구다. 여러 고마운 이야기를 나열하면 끝이 없을 만큼 좋은 친구다."라며 "축의 명단 보고, 밥도 안 먹고 갔다는 소리를 듣고 더 서글펐다. 친구 우는 소리에 나도 그냥 울게 되더라"고 전했다.

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감동을 받았다", "우정을 아름답게 이어가기를 바란다.", "친구는 돈 주고는 못 산다. 우정 변치 말아라.", "두 분 모두 서로에게 좋은 친구를 뒀다."라며 감동을 받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황수빈 기자 sbviix@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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