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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하기 겁난다" 자장면·김밥 가격 5년 새 '껑충'

김세형 기자

입력 2023-06-19 11:07

수정 2023-06-19 11:24

말 그대로 고공행진이다. 주요 외식 품목의 가격이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자장면과 김밥, 칼국수 등 서민과 밀접한 품목을 중심으로 높은 인상률을 기록, 서민 물가 부담이 커지는 모습이다.



19일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8개 외식 품목의 지난 5월 서울지역 평균 가격이 5년 전인 2018년에 비해 평균 28.4% 뛰었다.

품목별로 보면 김밥이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2018년 5월 2192원에서 지난 5월 3200원으로 46% 상승했다. 자장면은 같은 기간 4923원에서 6915원으로 40.5% 올라 두 번째로 상승 폭이 컸다. 칼국수(6731원→8808원)와 김치찌개 백반(6000원→7846원)은 각각 30.9%, 30.8%의 가격 상승률을 보였다. 비빔밥(8385원→1만192원) 21.6%, 삼계탕(1만4077원→1만6423원) 16.7%, 삼겹살(1만6489원→1만9150원·200g 환산 기준) 16.1%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난달 기준 1만원으로 편하게 외식을 즐길 수 있는 메뉴는 김밥, 자장면, 칼국수, 김치찌개 백반 등 4개 정도다.

시원한 여름철 별미로 즐기는 냉면과 아이스크림의 가격 오름세도 눈길을 끈다.

전문가격조사기관인 한국물가정보가 본격적인 무더위를 앞두고 서울의 10개 지역 대표 냉면(일반) 가격을 조사한 결과, 2018년과 비교해 29.5%가 올랐다. 아이스크림 가격도 주요 3사(롯데웰푸드, 빙그레, 해태아이스크림) 모두 지난해 대비 일반 소매점 기준 100~200원씩, 약 20~30%씩 인상됐다. 냉면 가격 상승의 주요 원인은 원재료인 메밀 가격의 가파른 인상이 꼽힌다. 국산 메밀의 경우 1kg 1만원으로 5년 전 가격인 6500원 대비 53.8% 증가했다. 국산 메밀의 대체제로 사용되는 수입산 메밀 가격도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수입산 메밀 가격은 1㎏당 4383원으로 5년 전 가격(2840원) 대비 54.3% 늘었다. 냉면에 사용되는 설탕과 소금, 계란, 식초 등 다양한 식재료의 가격도 일제히 올랐다.

아이스크림의 경우 주재료인 우유와 설탕 가격이 계속 상승세다. 2018년 대비 각각 14.7%, 21.5% 늘었다. 국제 곡물 가격 상승 등으로 사료 가격이 오르는 등 원유 가격이 매년 꾸준히 오르고 있는 점을 보면 향후에도 계속 인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설탕 역시 국제 설탕 가격이 12년 만에 역대 최고가를 기록한 가운데, 올여름 '슈퍼 엘니뇨' 영향으로 내년까지 주요 원당 생산국의 생산량 감소에 따른 가격 인상 가능성이 나온다. 설탕과 우유는 빙과류 외에도 제과나 제빵 등 다양한 식품에 영향을 미쳐 최근에 '슈가플레이션'이나 '밀크플레이션'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고 있다. 빵과 라면 가격 인상도 지속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는 얘기다. 이동훈 한국물가정보 선임연구원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해 하반기에 추가 인상 소식이 들려올 가능성이 높다"며 "외식 물가의 가파른 상승세는 가정간편식(HMR) 시장의 확대로 연결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한편 외식 물가 상승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따른 곡물 생산량 감소에 따른 가격 불안정과 전기료·인건비 상승 등 외부적인 상황은 물가 인상 가능성을 높인다. 통계청이 발표한 5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 5월 외식 물가 지수는 117.43(2020년=100)으로 전월(117.15)보다 0.2% 상승했다. 외식 물가 지수는 2020년 12월 이후 30개월 연속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5월과 비교하면 6.9%올랐고, 전체 소비자 물가상승률(3.3%)을 넘어섰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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