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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닥터의 솔직한 관절톡] 정확한 검사와 진단이 올바른 치료 방향을 알려준다

장종호 기자

입력 2021-04-15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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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확한 검사와 진단이 올바른 치료 방향을 알려준다
엑스레이를 통해 확인된 석회화 건염

"병원에만 가면 의사들이 늘 검사만 하자고 하는데, 증상이 나아지는 게 없어요. 그런 검사를 꼭 해야 하는 거예요?"



엑스레이를 찍어보고 다시 진료하겠다고 하자 어깨가 아파 내원한 환자는 힘들어하는 표정으로 이렇게 질문했다. 아마 많은 환자들이 내색은 안 했어도 이런 생각을 한 번쯤 해봤을 것이다.

어느 정형외과라도 환자가 아파 내원하면 우선 엑스레이부터 찍는다. 그런데 초음파, CT, MRI 검사에 비해 엑스레이를 왜 찍는지 설명해주는 의사는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그러니 환자 입장에서는 돈만 계속 쓰고, 몸에 좋지 않다는 방사선만 계속 쬐는 것 같은 기분이 들 수 있다.

하지만 의사는 불필요한 검사를 권하지도 않고 그래서도 안 된다. 의사는 다양한 정보를 바탕으로 환자를 진단하는데, 엑스레이 검사는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꼭 필요한 검사다. 엑스레이 검사로 필요한 정보를 최대한 수집한 후 환자의 증상과 과거력을 바탕으로 환자의 진단을 몇 가지로 세분화한다. 그 이후에 필요하면 초음파, CT, MRI 등의 영상의학적 검사나 염증 수치 등을 확인하기 위한 피검사를 추가하기도 한다.

사실 엑스레이 검사는 대부분 진단을 확정 짓기보다는 골종양이나 미세 골절, 석회화 건염 등을 감별하기 위해 실시한다. 그러다 보니 특별한 이상이 보이지 않으면 의사들이 설명을 하지 않거나 "염증이 좀 있지만 괜찮네요"정도로 애매하게 말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엑스레이 검사로 얻을 수 있는 정보는 무시할 수 없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골종양이나 미세 골절의 경우 증상만으로는 감별하기가 매우 어렵다. 제때 진단하지 못하면 환자는 큰 후유증으로 고통 받아야 하는데, 엑스레이 검사만 해도 충분히 알아낼 수 있다. 또한 석회화 건염이나 기간이 경과한 어깨힘줄 파열, 어깨 관절 탈구, 견봉쇄골 관절염, 어깨 관절염 등을 진단할 때도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따라서 의사들은 설령 단순한 확인 차원에서 엑스레이 검사를 하더라도 환자분들께 결과를 상세히 설명해야 하고, 환자 역시 단순 엑스레이 검사는 큰 부담 가지지 않고 시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른 검사들도 마찬가지다. 특히 MRI 검사는 그 어떤 검사보다도 정확하게 환자의 상태를 알려주지만 비용이 만만치 않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MRI 검사는 현대의학, 특히 정형외과 영역의 역사를 뒤흔들 정도로 지대한 공헌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뼈의 문제는 엑스레이나 CT만으로도 충분했지만 인간의 수명이 늘어나면서 퇴행성 변화로 인한 무릎 연골 파열, 인대 손상, 어깨힘줄 파열, 힘줄 손상 등을 진단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 한계를 훌륭하게 해결한 것이 바로 MRI다.

MRI는 현재 방사선에 노출되는 위험 없이 가장 정확하고 확실하게 병을 진단할 수 있는 검사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검사비용이 상대적으로 비싸고 촬영 시간도 20~30분 가량 걸려 하루에 많은 환자를 검사할 수 없다. 그래서 필자는 '어떤 치료를 하는 게 이 환자에게 가장 효과적인지' 치료방법의 갈림길에 놓였을 때에만 MRI 검사를 한다. 예를 들어 엑스레이 검사만으로는 비수술적 치료를 할 것인지 수술을 해야 하는지 판단하기 어려울 때 MRI 검사를 권한다.

환자가 MRI 검사를 부담스러워한다고 안 했을 경우 치료방향을 잘못 잡아 추후 겪지 않아도 될 후유증이나 고통은 온전히 환자의 몫이 되기 때문이다.

이제부터 의사가 MRI 검사를 권할 때는 질문을 바꿔보는 건 어떨까. "꼭 찍어야 하나요?"보다 "이 검사를 받으면 치료법이 바뀔 수 있나요?"라고 말이다. 비용이 부담스럽다고 무조건 검사를 받지 않으려고 하기보다는 꼭 필요한 검사를 미뤄 치료에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를 먼저 고민해야 한다. 정확한 검사와 진단만이 나에게 맞는 최적의 치료법을 알려주기 때문이다. 도움말=목동힘찬병원 어깨클리닉 최경원 원장(정형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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