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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3사, 음원서비스-AI 결합으로 '맞춤형 음악' 제공 나서

조민정 기자

입력 2020-01-27 15:27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아 이동통신 3사가 자사 음악 플랫폼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적극 활용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최근 밀레니얼 세대를 중심으로 '개인화'가 중요시되는 시대 흐름에 맞추어 이통 3사는 '인기 차트'나 '신곡 차트' 대신 AI 기술을 활용한 큐레이션으로 이용자의 취향을 반영한 '맞춤형 음악' 제공에 적극 나서는 추세다.



이에 따라 기존 음원 서비스 시장에서 압도적 1위를 기록해오던 '멜론'의 영향력은 다소 주춤한 모양새를 보이고 있어 향후 음원 서비스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27일 SK텔레콤 고객인사이트팀이 2019년 하반기 이동통신 이용고객 6000명을 대상으로 자주 이용하는 AI 서비스를 설문조사한 결과 67.5%로 스피커와 셋톱박스가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음원 서비스 이용이 16%로 2위를 기록했다. AI 서비스를 통해 가장 유용하게 사용중인 기능에 대한 1·2·3순위를 매겨달라고 요청한 결과 '음악듣기'라고 응답한 고객은 1순위 40.1%, 2순위 40.8%, 3순위 41%로 각각 조사됐다.

SK텔레콤은 자사 음악 플랫폼인 '플로(FLO)'에 '고객의 취향을 읽어주는 음악 서비스'를 구현했다.

AI 기술을 활용해 이용자가 자주 감상하는 음악의 분위기, 가수별 특징, 보컬의 음색 등 정보를 모두 축적한 뒤 이용자들이 좋아할 만한 음악을 추천해준다. 이용자가 1분 이상 감상한 음악 이력이나 '좋아요'를 누른 곡, 반복 청취한 이력은 물론 건너 뛴 곡 정보 이력까지 분석하는 '부정적 선호도 예측 모델'을 개발해 보다 정교한 음악추천이 가능하다.

서비스 출시 1년만에 시장 점유율 20%대를 넘어선 플로의 월간실사용자(MAU) 기준을 살펴보면 지난 2018년 12월 138만명에서 2019년 11월 216만명으로 약 57% 성장했다.

플로 측은 서비스 초반 6%에 그쳤던 '개인화 추천 재생목록 사용자 비율'이 크게 늘었다는 점을 근거로 들며 "이용자 취향에 적합한 서비스를 제공한 것이 점유율 상승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KT 자회사인 지니뮤직은 AI 기술을 활용한 '인기차트 추천'이나 '최근 감상곡 듣기' 등 다양한 지니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음성인식으로 특정 단어를 인지하는 'AI 음악태그 기능'을 설정하면 휴식이나 드라이브, 우울할 때 좋은 음악 등 이용자의 상황에 잘 어울리는 음악을 추천받을 수 있다.

KT의 AI 음악 큐레이션 서비스인 '뮤직브런치'도 인기를 얻고 있다. 뮤직브런치는 이용자의 음악감상 패턴과 취향을 분석해 고객이 원하는 시간대에 추천 음악을 들려주는 대화형 음악서비스다. 기가지니 AI 스피커에 "뮤직브런치 틀어줘"라고 말하면 약속된 시간에 추천하는 음악을 들려주며, 사용자가 음악 감상 후 평가를 남기면 차후 제공하는 음악 큐레이션에 적용된다.

LG유플러스도 자사 음악 플랫폼에 AI 기술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먼저 네이버의 AI 플랫폼 클로바(CLOVA)와 제휴를 통해 'U+우리집 AI'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설정을 통해 스트리밍 뮤직 서비스인 네이버 뮤직과 지니뮤직 가운데 하나를 택할 수 있다.

음악퀴즈 서비스 '뮤직큐'도 함께 제공된다. 음악의 일부분을 짧게 들려주면 이를 듣는 이용자가 가수명과 제목을 음성으로 맞히는 서비스다. 곡의 일부분을 짧게 듣다 더 듣고 싶은 노래가 있으면 "클로바 노래제목 틀어줘"와 같은 음성 명령을 통해 바로 전곡을 감상할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AI 서비스 최초로 '소셜(Social) 서비스'를 도입해 다른 사용자와 퀴즈 대결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동통신 3사의 잇따른 음원 서비스 시장 진출로 기존 업계 1위인 멜론의 입지는 다소 약해진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2018년 시장점유율 45.3%을 기록했던 카카오 '멜론'은 2019년 말 39.9%로 떨어졌다. 동일 기간 KT 지니뮤직의 점유율은 22.9%에서 25.2%로, SK텔레콤 플로는 14.9%에서 21.0%로 증가했다.

업계 내에서는 음원 서비스 시장의 큰 변화 이유로 이통 3사의 차별화된 서비스 제공과 공격적 마케팅을 꼽고 있다.

SK텔레콤은 T멤버십 고객 전원에게 플로 내 모든 서비스를 반값에 할인해주고, SKT의 5G 요금제를 이용하는 고객에게는 플로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혜택 등을 제공중이다.

KT 역시 자사 멤버십 포인트로 지니뮤직을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며, 할인 폭 만큼의 포인트를 차감하면 이용권 또한 할인해 준다. 멤버십 포인트로 '지니뮤직 전용 데이터 무제한 사용'이 가능한 부가서비스 결제도 가능하도록 했다.

지니뮤직의 3대 주주인 LG유플러스는 '속도·용량 걱정 없는 데이터 78' 이상의 LTE 요금제와 5G 프리미어 레귤러 이상 요금제를 이용하면 지니뮤직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통업계 관계자는 "음원 서비스 시장 경쟁이 치열해진 만큼, AI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려는 움직임 또한 활발해질 것"이라면서 "AI 기술이 반영된 '개인 맞춤형 차트'로 이용자들에게 만족도 높은 음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이 점차 인기를 끌 것"이라고 말했다.조민정 기자 mj.c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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