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현지시간) 일메사제로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현재 '스판냐'(스페인광장), '바르베리니', '레푸블리카' 등 로마 시내를 관통하는 지하철 A선의 역사 3곳이 에스컬레이터 고장과 점검 등으로 접근이 차단됐다.
로마시교통공사(ATAC)는 지난 22일 역사 내 에스컬레이터의 발판 하나가 떨어져 나가는 사고가 난 베르베리니 역을 차단한 뒤, 하루 뒤인 23일에는 동일한 에스컬레이터가 설치된 스판냐역도 긴급 점검을 위해 폐쇄했다.
레푸블리카 역은 작년 10월 23일 에스컬레이터 오작동으로 러시아 축구팬 등 20여 명이 다친 이후 보수가 지연되며 5개월 넘게 운영이 중단된 상태다.
당시 사고로 AS로마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 예선전을 관람하기 위해 로마를 찾은 CSKA 모스크바의 팬 1명은 한쪽 다리가 절반가량 절단되는 큰 부상을 당했다.
스페인광장, 트레비분수 등 주요 관광 명소와 관청들이 몰려 있는 지하철 역의 접근이 차단되자 로마 시민들과 관광객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더군다나 지난 24일은 로마 시가 대기오염 저감을 위해 낮 동안 도심의 차량 운행을 금지한 '에코 데이'였던 터라, 차량의 도심 접근까지 불허돼 승객들의 불편은 극에 달했다.
혼란스러운 표정의 외국인 관광객들은 지난 21∼23일 로마를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경호 때문에 시내 지하철역이 폐쇄된 것이지 묻기도 했다고 일메사제로는 전했다.
한 로마 시민은 "에스컬레이터 고장 때문에 한 도시의 '얼굴' 격인 중심가 지하철 역 3개가 한꺼번에 폐쇄되는 일은 세계 어디에도 없을 것"이라며 "부끄러운 일"이라고 얼굴을 붉혔다.
1980년 개통된 로마 지하철 A선, 이보다 앞선 1955년 선보여져 최근까지도 노선 연장을 거듭해온 지하철 B선은 시설 노후화, 관리 부실 등으로 최근 잦은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1개월에 신고되는 고장 사례가 평균 800건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