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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이 된 그리스 난민캠프…성폭행·가혹행위 일상화

입력 2018-02-10 08:31

지옥이 된 그리스 난민캠프…성폭행·가혹행위 일상화
지난해 10월 사모스 섬을 떠나 아테네 인근 피레우스 항에 도착한 난민들이 새로운 수용시설에 가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EPA=연합뉴스]

열악한 환경으로 비판을 받았던 그리스의 난민 캠프가 난민들에게 또 다른 지옥이 되고 있다.



유엔난민기구(UNHCR)는 지난해 그리스 난민 캠프에서 성폭력 피해 신고 662건을 접수했다면서 피해자 3분의 1은 그리스에 도착한 뒤 그런 일을 겪은 것으로 진술했다고 밝혔다.

세실 푸이 UNHCR 대변인은 "공포와 수치심, 차별에 대한 두려움, 복수 등으로 성폭행을 당하고도 차마 신고하지 못한 피해자들이 있다"면서 "실제 피해 사례는 확인된 것보다 더 많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확인된 것은 실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의 일부분일 뿐이다"라고 덧붙였다.

UNHCR은 특히 레스보스 섬의 모이라와 사모스 섬의 바티 캠프의 치안 상황이 심각하다고 전했다.

푸이 대변인은 "수천 명의 난민들이 느슨한 치안 속에서 불안한 생활을 하고 있다"면서 "두 곳에 수용된 난민은 5천500여 명에 이르는데 적정 인원의 배를 넘는다"고 말했다.

그는 "샤워장과 야외 화장실은 해가 진 뒤 여성이나 어린이들이 가서는 안 되는 곳이 됐다"면서 "낮에도 샤워는 위험하다"고 말했다.

모이라 캠프에 있는 한 여성은 UNHCR 관계자에게 성폭행 공포 때문에 두 달 넘게 샤워를 하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난민들을 관리하는 30여 명의 의료진과 심리학자, 자원봉사자들도 사무실 3곳에서 각종 검사와 상담을 하는 등 전혀 사생활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

UNHCR은 여성들이 모르는 남성과 한 구역에서 지내지 않을 수 있도록 하고 과밀 수용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리스는 2015년 유럽으로 몰려오는 난민의 관문이 되면서 어려움을 겪었지만 2016년 유럽연합(EU)과 터키가 난민 송환 협정을 맺으면서 새로 유입되는 난민 수는 줄었다.


minor@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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