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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이물질은 물론 '필러'도 안전하지 않다?

이규복 기자

입력 2017-11-17 16:07

불법 이물질은 물론 '필러'도 안전하지 않다?


상한가를 치던 성형외과와 피부과가 하향세로 돌아서는 분위기에서 치과, 산부인과, 외과, 가정의학과 등 다른과 전문의들도 간단한 필러성형에 뛰어든 지 오래다.



보건당국의 시판 승인을 받은 필러도 과량 주입하거나, 적소에 위치하지 못하거나, 체질상 부작용이 심한 경우라면 불법 이물질을 넣은 것보다는 약하더라도 결코 부작용에서 자유롭진 못하다.

심영기 연세에스병원 원장은 "이마, 코 주위, 뺨 등에 필러를 맞았다가 며칠 또는 몇 주가 지나 포도송이처럼 붉어지는 염증을 보이다가 더 심해져 노란 고름이 잡히는 환자가 종종 찾아온다"며 "대체로 의사가 성형효과를 높이기 위해 필러 알레르기 체질의 환자에게 좁은 공간에 무리하게 과도한 양의 필러를 주입하면서 혈액순환이 안돼 급성 피부괴사와 같은 부작용이 생기는 경우"라고 전했다.

그는 "필러 부작용이 감지되면 하루라도 빨리 병원을 찾아 필러의 주성분인 히알루론산을 분해하는 주사를 맞아 조기에 증상 악화를 차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일반적으로 글로벌 필러 제조사들은 필러주사로 인한 부작용이 1% 미만이라고 주장하지만 의료현장에서는 이보다는 높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일부 병의원은 환자에게 쓰고 남은 필러를 비용절감 차원에서 다른 환자에게 주입하거나, 환자가 원하는 또는 고가의 유명 브랜드의 필러 대신 환자 모르게 저가의 다른 브랜드로 대체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의사가 새 제품을 개봉해 쓰는지, 필러의 브랜드는 뭔지 확인해보고 시술받는 게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이물질 부작용은 짧게는 3개월 만에, 길게는 수년에 걸쳐 서서히 나타난다. 이물질이 정상조직세포 사이로 퍼져서 세포 간 소통을 방해하고 과도한 면역반응을 일으켜 지속적인 염증, 섬유화반응, 주위조직과의 유착을 유발한다. 흔히 이물질은 수술로 제거하는 게 최선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 심영기 원장은 "이물질 및 흉터제거 전문을 표방하는 상당수 병원이 메스로 이물질을 걷어내는데 주력하고 있다"며 "하지만, 이런 치료를 받고 주위 신경이 손상되거나 마비되고, 유착이 더 심해져 참기 힘든 통증에 찾아오는 환자가 적잖다"고 밝혔다.

이물질 해결법에 가장 먼저 시도되는 스테로이드 주사는 일시적으로 호전돼 보일 수 있으나 피부위축, 피부함몰, 모세혈관 확장이 뒤따른다. 장기간 맞으면 생리불순 등 전신적 스테로이드 중독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심 병원장은 이런 맹점을 극복한 3종 치료법을 제안했다. 첫째는 이물질을 둘러싸고 있는 섬유조직을 스테로이드가 아닌 섬유유연제를 주사해 부드럽게 하는 방법이다. 둘째는 특수 전기 치료기로 전기자극을 가해 이물질을 잘게 부숴 체외로 배출시키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셋째는 줄기세포 추출물을 주사해 줄기세포를 활성화하고, 이를 통해 이물질로 인해 단단해진 섬유조직을 녹이도록 하는 면역력 강화법이다.

심영기 원장은 "이물질을 가시적으로 제거한다고 보기보다는 이물질의 잔존을 인정하면서 삶의 불편을 최소화하고 부작용이 생기지 않도록 유도하는 게 3가지 치료법의 핵심"이라며 "이물질 주위조직을 부드럽게 하고, 변형된 조직의 비정상적인 외형을 최대한 정상에 가깝게 돌려놓고, 이물질의 점진적인 배출을 통해 주위조직과의 항체항원 반응을 최소화하는 게 치료의 주목적"이라고 강조했다.이규복 기자 kblee34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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