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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 끊기고 승강기 멈추고…인천 400여 가구 이틀째 '정전'

입력 2017-07-24 17:45

집중호우로 인천의 한 고층 아파트 일부 동이 이틀째 정전돼 주민 400여 가구가 고통을 겪고 있다.



24일 한국전력 서인천지사에 따르면 전날 오전 8시 30분께 인천시 서구의 한 고층 아파트에서 한전으로부터 전기를 공급받는 구내 수전설비가 침수돼 건물 4개 동 가운데 3개 동이 정전 피해를 보고 있다.

호우경보가 발효된 23일 오전 8시부터 9시까지 서구 공촌동 일대에는 54.0mm의 장대비가 쏟아졌다.

빗물을 옥상에서 지하로 흘려보내는 이 아파트의 우수관로가 갑자기 높아진 수압으로 인해 터지면서 아파트 복도에 설치된 수전설비가 침수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사고로 51층짜리 아파트 2동(1∼27층) 104가구의 전기공급이 끊겼다. 엘리베이터도 4대 가운데 3대는 작동이 중단되고, 나머지 1대는 임시 가동 중이다.

엘리베이터는 가정집과 수전설비가 따로여서 전기를 공급받는 데 문제없지만, 내부 기계 회로에 습기가 차 작동이 중단됐다.

각각 48∼49층인 3동과 4동의 엘리베이터도 멈춰 388가구가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다행히 이 아파트 58층짜리 1동은 우수관이 터지지 않아 피해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파트 주민 관계자는 "2동의 엘리베이터 4대 중 1대의 기계 회로만 새것으로 긴급 교체해 임시 가동했다"며 "나머지 엘리베이터도 차례로 보수할 예정"이라고 했다.

그러나 침수된 수전설비를 교체하는 데에만 3∼4주가량 걸릴 것으로 예상해 주민들이 불편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전은 우선 고장 난 설비를 바꿀 때까지 임시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도록 복구를 지원할 계획이다.

시공사 측은 자연재해로 우수관이 파손됐고 준공 후 하자 보수 기간(2년)이 끝난 만큼 법적인 손해 배상 책임은 없다는 입장이다.

시공사와 주민 대표들은 이날 오후 침수된 시설 복구 방식과 비용에 대해 논의했으나 아직 합의점은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공사 측 관계자는 "어제 오후 3시에 설비 기동반을 파견해 터진 우수관을 바로 복구했다"며 "주민들의 정전 피해를 도울 방안이 있는지를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주민 대표 측은 "같은 시기에 입주한 다른 아파트는 폭우에도 우수관이 멀쩡한데 이 아파트만 관로가 터졌다"며 시공사의 일정 부분 책임을 요구하고 나서 갈등이 깊어질 전망이다.

chamse@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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