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뉴스

라임병 원인 밝혀낸 곤충학자 윌리 버그도퍼 별세

입력 2014-11-20 18:57

미국에서 가장 흔한 진드기 매개 질환인 라임병의 원인을 밝혀낸 의료·곤충학자 윌리 버그도퍼가 이달 17일(현지시간) 숨졌다. 향년 89세.



버그도퍼는 미국 해밀턴의 한 병원에서 파킨슨병 합병증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일간 뉴욕타임스(NYT) 인터넷판이 19일 보도했다.

스위스 바젤에서 태어난 버그도퍼는 1951년 미국 해밀턴으로 건너와 진드기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는 1980년대 초 롱아일랜드에서 채집한 사슴 진드기를 현미경으로 관찰하던 중 코르크 마개뽑이처럼 생긴 박테리아를 발견했다.

진드기의 중장(中腸) 부위에서 발견된 것은 세균의 일종인 스피로헤타였다.

이전까지 사슴 진드기는 스피로헤타를 옮기지 않는다고 알려졌지만 추가 연구 결과 버그도퍼의 관찰이 맞았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또 버그도퍼와 동료 연구진은 스피로헤타 보균 진드기가 라임병 감염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고 보고 연구를 이어나갔다. 이 같은 내용의 연구결과는 1982년 학술지 사이언스에 게재됐다.

사슴 진드기에서 발견된 스피로헤타에는 버그도퍼의 이름을 따서 보렐리아 버그도페리라는 학명이 붙여졌다.

버그도퍼는 지난 2001년 "길고 뱀처럼 생긴 장기를 보던 순간 내가 이전에도 백만 번은 봤던 스피로헤타가 있다는 사실을 알아챘다"고 회고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추산에 따르면 매년 라임병에 걸리는 사람들은 30만명에 이른다. 아직 치료제는 개발되지 않았지만 발병 초기에 발견하면 항생제 투여로 완치가 가능하다.

heeva@yna.co.kr
<연합뉴스>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