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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39년 숙성된 주행성능..혼다 9세대 ′시빅′

김준석 기자

입력 2011-11-17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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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9년 숙성된 주행성능..혼다 9세대 ′시빅′


신차부재로 목말라했던 혼다코리아에 신형 '시빅'이라는 선물이 도착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종류의 차가 팔리는 미국시장에서 이미 확실한 임팩트를 준 9세대 시빅인만큼 한국 시장에서도 기대감이 크다.



시빅은 중형 어코드와 함께 혼다를 상징하는 간판 모델. 1972년 첫 데뷔 이후 2000만대가 팔린 모델로 혼다의 철학이 가장 잘 녹아있다.

2007년 8세대 시빅이 한국에 처음 소개됐을때도 비싸지 않은 가격과 안정적인 품질로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모델이다.

그만큼 기본기가 탄탄한 대중적인 모델이라 성능과 디자인 어디 한 곳을 딱히 특징지을 수 없을 수도 있다는 게 시승에 앞선 걱정이었다. 하지만 시승을 마칠 때쯤 하나 둘씩 새로운 매력이 발견되기 시작했고, 역시 지난 39년간 전 세계 수천만 운전자가 선택한 마음까지 전달되는 느낌이었다.

지난 14일 강원도 춘천 일원에서 열린 시빅 미디어 시승회에서 약 100km 구간을 달리며 9세대로 변신한 신형 시빅의 성능을 만끽해봤다.

▲ 넓어진 실내..편안한 디자인

9세대 시빅의 첫 대면은 '차분함' 이다. 요즘 파격적인 디자인의 한국산 자동차들이 많이 나오고 있어서인지 시빅은 오히려 군살 없이 매끈하다. 앞은 와이드한 느낌을, 뒤태는 볼륨감을 주며 보디라인은 끊어지지 않고 물 흐르듯 이어진다.

실내는 구형보다 넓어졌다. 신형이 오히려 휠베이스(앞뒤 바퀴 축간 거리)가 30mm 줄어들었지만, 시트 위치를 낮추고 앞으로 당겨서 앞뒷좌석 레그룸을 구형보다 늘리는 효과를 본 것.

운전석에 앉으면 스포츠 버킷 형태의 시트로 운전자의 몸을 잘 감싸준다. 계기판은 2단으로 배치해 아래는 rpm 게이지, 위로는 속도계를 뒀다.

특히 위측 계기판에는 5인치 칼라 TFT 모니터가 새롭게 추가돼 트립, 주행정보, 오디오, 라디오, 월페이퍼 등의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면서 운전의 집중도를 높인 게 신선하다.

대시보드는 시인성을 더욱 높였다. 비행기 콕핏(Cockpit)을 연상하게 하는 센터페시아는 운전자를 향해 틀어져 있어 조작성이 편했다. 그만큼 조수석은 시야가 탁 트인 느낌으로 개방감을 줬다.

▲ 다이내믹해진 성능

한국에 상륙한 신형 시빅의 엔진은 1.8L 4기통 i-VTEC으로 142마력을 낸다. 가속페달을 밟자 초기 응답성이나 가속력은 기대 이상이다.

국도 주행에서는 시속 80~100km 이내에서는 제법 시원스럽게 속도가 붙으며, 실주행구간에서 편안하게 움직인다. 차체의 크기나 중량, 배기량 등을 감안하면 만족할만한 능력이다. 낮은 엔진 회전수에서부터 힘이 나오기 때문인 듯했다.

이 같은 능력을 바탕으로 고속도로 주행 때도 출력에 대한 갈증이 느껴지지 않았다. 시속 120km 이상에서도 움직임은 가볍다.

핸들링도 만족스럽다. 구형보다 부드러워진 핸들링 성능은 고속 주행 때 불안하지 않다. 스티어링의 무게나 반응성, 피드백 모두 방향을 잡아 주는대로 반응하는 느낌이 깔끔하다.

공인 연료소비효율은 L당 14.5km인데 고속도로에서 평균 100km로 정속 주행할 때는 16km까지 올라갔다. 완성도가 높아 변속감이 부드러운 5단 자동변속기와의 조화덕분이다.

다만 거친 도로를 통과할 때는 타이어에서 울리는 소음이 크게 들리는 점은 다소 아쉽다.

▲ 안정된 승차감..패밀리 세단 제격

신형 시빅은 생각보다 서스펜션이 단단하지는 않지만, 전체적인 승차감이 물렁거리지도, 튀지도 않는다. 스포티함을 원하거나 좀 더 부드러움을 원하는 운전자 모두 조금씩만 양보한다면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세팅이다.

운전대를 통해 전달되는 주행 피드백도 적당해서 운전재미가 떨어지지는 않는다. 그만큼 차에 대한 스트레스가 적다는 이야기다.

브레이크는 강력하지는 않지만 응답성은 중형급 수준이다. 특히 브레이크를 밟았을 때 느껴지는 감각이 좋고, 제동거리나 제동량을 쉽게 조절할 수 있어 차를 부드럽게 세우는 데 도움이 됐다.

신형 시빅은 왜 이차가 2000만대 이상 팔린지에 대한 질문에 모범답안을 제시한다. 시빅은 결점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디자인도 튀지 않지만 전체적으로 세련된 느낌이 성능과 조화를 이뤄 편안한 이동수단으로서 제격이다.

"기술의 혼다"라는 숙성된 엔진과 핸들링 성능을 엔고(円高)에도 불구 합리적인 가격으로 만날 수 있는 기회라는 데 무리가 없을 듯하다. 판매가격은 2790만원.



데일리카 춘천=박봉균 기자 < ptech@dailycar.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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