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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첫 마스터스 출전에 준우승까지…, 임성재 '챔피언스 디너'는 놓쳤지만 얻은게 더 많다

김진회 기자

입력 2020-11-16 17:06

수정 2020-11-16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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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첫 마스터스 출전에 준우승까지…, 임성재 '챔피언스 디너'는 놓쳤지…
임성재. A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명인 열전' 마스터스에는 '챔피언스 디너'라는 전통이 있다. 전년도 우승자가 출전 선수와 관계자들에게 자신이 선택한 식사 메뉴를 대접하는 관례다. 벤 호건(미국)이 1952년부터 시작했다.



대다수 선수들이 돈이 많이 들더라도 음식을 대접하고 싶어하는 것이 '챔피언스 디너'다. 임성재도 제84회 마스터스를 앞두고 우승을 할 경우 대접할 '챔피언스 디너' 메뉴를 공개했다. 한국식 양념 갈비였다.

임성재는 대회를 치르면서 가능성을 높였다. 2라운드에선 1라운드 잔여 11개 홀과 2라운드 18개 홀을 도는 강행군 끝에 순위를 공동 5위로 끌어올리더니 3라운드에선 공동 2위까지 올라섰다. 최종 라운드를 앞두고 단독 선두 더스틴 존슨(미국)과 4타 차였다.

15일밤(한국시각) 돌입한 대회 최종 라운드에선 전반 5번 홀(파4)까지 선두에 1타 차까지 따라붙으며 승부를 뒤집을 수 있는 찬스도 맞았다. 하지만 6번 홀(파3)과 7번 홀(파4)에서 연속 보기로 사실상 존슨과의 우승 경쟁에서 멀어졌다.

역전 우승 기회도 있었고, 그럴 만한 능력도 있었다. 그러나 결과가 따라오지 않았다. 임성재는 버디 5개, 보기 2개를 묶어 3언더파 69타를 쳤다. 최종합계 15언더파 273타의 성적을 적어낸 임성재는 카메론 스미스(호주)와 공동 2위에 만족해야 했다.

한국식 양념 갈비를 쏠 기회를 놓쳤지만, 잃은 것보다 얻은 게 많은 임성재다. 공동 2위는 마스터스에서 한국인이 쓴 최고 성적이자 아시아인 최고 성적이다. 기존 최고는 최경주의 2004년 3위였다. 우승했다면 2009년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양용은을 이어 역대 두 번째 아시아 남자 선수 메이저 챔피언에 등극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이번 대회에서 톱 클래스임을 스스로 증명했다. 4라운드 동안 버디를 24개 기록, 출전 선수 가운데 패트릭 리드(미국)와 함께 이 부문 공동 1위에 올랐다. 퍼트(102개)도 가장 적게 했다. 이번 대회 챔피언에 오른 더스틴 존슨은 버디 20개, 퍼트 수는 117개였다.

역대 마스터스 데뷔전을 치른 선수 중 최고 성적을 냈다. 제이슨 데이(호주)가 2011년 마스터스에 데뷔했을 때 12언더파 276타를 기록했는데 임성재는 이를 3타나 경신했다. 또 역대 마스터스에서 5위 안에 든 선수 가운데 세 번째 최연소 기록도 세웠다. 1998년 3월생인 임성재보다 어린 나이에 마스터스 톱 5에 이름을 올린 선수는 1997년 우승자 타이거 우즈와 2014년 준우승자 조던 스피스(이상 미국) 뿐이었다.

무엇보다 마스터스가 열린 '내셔널 오거스타 골프클럽'을 경험했다는 건 값진 결과물이다. 마스터스는 개최지가 해마다 바뀌는 다른 메이저 대회와 달리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서만 매년 열리기 때문에 처음 출전한 선수보다 이 대회 경험이 많은 선수가 더 유리할 수밖에 없다.

임성재는 자신을 돕고 있는 CJ그룹 홍보에도 큰 역할을 했다. 코로나 19 여파 탓에 국내에서 개최하다 미국 라스베이거스로 더 CJ컵 개최 장소를 옮긴 CJ그룹은 대회 기간 비비고 글로벌 마케팅을 펼친 바 있다. 임성재는 최종 라운드 챔피언조에서 6시간 동안 스폰서를 최대한 노출했다. 스폰서로선 최고 '복덩이'였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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