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뉴스

우즈 "볼이 똑바로 날아가 걱정" 구질 잃어버린 황제

박재호 기자

입력 2011-08-07 14:57

우즈 "볼이 똑바로 날아가 걱정" 구질 잃어버린 황제
◇타이거 우즈. 스포츠조선 DB




"C'mon, Tiger, you're OK."(힘내요 타이거, 괜찮아요)

7일(한국시각) 미국 오하이오주 애크런의 파이어스톤 골프장(파70)에서 계속된 PGA 투어 월드골프챔피언십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 3라운드 16번홀 그린. 복귀한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36·미국)가 세번째 샷을 벙커에 빠뜨려 또다시 보기를 하자 갤러리 속에 파묻혀 있던 7살 꼬마 팬이 불쑥 머리를 내밀며 소리쳤다.

미국 언론은 이날 우즈의 티샷을 '할머니 초보 운전'에 비유했다. 오른쪽으로 갔다가, 왼쪽으로 갔다가, 다시 오른쪽으로. 10번홀까지 드라이버샷 페어웨이 안착률은 '제로'였다. 11번홀에서 3번 우드로 티샷을 하고서야 비로서 페어웨이 세컨드샷이 가능했다.

첫날 2언더파로 복귀전치곤 선전하더니 2라운드 1오버파, 이날 2오버파로 합계 1오버파 공동 38위로 처졌다.

이날 우즈가 털어놓은 고민은 아마추어 골퍼들에겐 부러움이지만 그에겐 심각하다.

"볼이 너무 똑바로 날아간다."

우즈는 "예전에 나는 왼쪽(드로), 오른쪽(페이드)으로 휘어지는 볼을 많이 쳤다. 하지만 지금은 휘어지는 볼을 치려해도 거의 스트레이트다. 셋업과 에이밍(방향 설정)이 쉽지 않다. 대부분 티샷이 오른쪽 페어웨이 끝으로 벗어났다"고 말했다.

우즈의 이날 드라이버 티샷은 대부분 310야드를 넘었고, 16번홀(파5)에서는 358야드를 날리기도 했다. 하지만 티샷 방향은 엉망이있고, 러프에서의 세컨드샷은 정확도를 기대하기 어려웠다.

이번주 1년여만에 다시 들고나온 스코티 카메론 퍼터(이 퍼터로 우즈는 메이저 14승 중 13승을 했음, 지난해와 올해초는 잠시 메인스폰서인 나이키사의 메소드 퍼터를 사용)도 중심을 잃은 샷 때문에 덩달아 흔들렸다.

우즈는 축구선수로 치면 양발을 다 쓰는 경우지만 일반적으로 프로 골퍼들도 자신의 고유 구질이 있다. 양용은은 드로, 최경주는 페이드다. 최근 최경주는 페이드에서 드로로 구질을 바꿔 비거리를 늘리려는 시도를 했다.

고탄도 페이드샷을 잘 날리는 지난해 일본투어 상금왕 김경태는 "아마추어도 구질을 잘 익히면 페어웨이를 100% 사용할 수 있다"고 말한다. 가령 페어웨이 폭이 20m라고 할때 확실한 구질이 없으면 페어웨이 한복판을 보고 샷을 날려야하지만 자신의 구질에 확신이 있으면 드로는 오른쪽 끝, 페이드는 왼쪽 끝으로 볼을 날리면 좁은 페어웨이를 극복할 수 있다는 뜻이다.

우즈는 이곳 파이어스톤골프장에서 무려 7승을 거뒀다. 코스 내 볼이 떨어져야할 탄착점을 정확하게 안다. 하지만 변해버린 구질 때문에 혼란스러웠다.

우즈는 "그래도 볼이 똑바로 날아간다는 것은 좋은 신호"라며 긍정적인 면을 찾으려 노력했다.

우즈가 해고한 캐디 스티브 윌리엄스와 호흡을 맞춘 애덤 스콧(호주)이 합계 12언더파로 사흘 연속 선두를 달렸고, 일본의 영건 이시카와 료(20)는 11언더파 공동 2위다. 이시카와가 우승하면 PGA 투어 최연소 우승자가 된다. 김경태는 합계 6언더파 공동 12위다.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




Copyright sports.chosun.com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