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데일리 메일 캡처
[스포츠조선 김대식 기자]미키 판 더 펜한테는 잊고 싶은 날이 될 것이다.
토트넘은 13일(한국시각) 영국 뉴캐슬의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서 열린 뉴캐슬과의 2023~202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2라운드 경기에서 0대4 참패를 당했다. 충격적인 패배를 당한 토트넘은 5위로 밀려났다.
약 1년 전 토트넘은 뉴캐슬 원정에서 1대6 참사를 당한 적이 있다. 당시에도 토트넘은 4위권 경쟁에 대한 희망을 이어가기 위해 뉴캐슬 원정을 준비했다. 이번에도 똑같았다. 토트넘은 4위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 뉴캐슬전에서 최소한 패배하지는 말았어야 했다. 그러나 전광판 숫자만 달랐을 뿐, 결과도 똑같았다.
이렇게 큰 패배를 만든 원인은 특정 개인이 아닌 팀 전체에 있을 것이다. 실제 경기력도 그랬다. 뉴캐슬은 토트넘의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 들었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뉴캐슬의 토트넘 맞춤 전술에 전혀 대응하지 못했다. 토트넘다운 공격이 제대로 나온 장면이 없었다. 팀 전체의 경기력을 개선하는 게 가장 시급한 문제다.
선수 개개인들도 반성해야 할 경기였다. 특히 판 더 펜이 보여준 수비력은 매우 실망스러웠다. 판 더 펜은 뉴캐슬의 핵심 선수들에 대한 분석이 전혀 안된 것처럼 느껴졌다. 전반 30분 뉴캐슬의 역습에서 알렉산더 이삭이 앤서니 고든의 패스를 넘겨받았다.
이때 이삭을 막아선 선수가 판 더 펜이었다. 이삭은 이번 시즌 뉴캐슬 최다 득점자로 핵심 공격수다. 이삭의 주요 공격 패턴은 오른발 슈팅을 가져가기 위한 속임 동작이다. 판 더 펜은 이삭의 왼쪽을 견제하다가 속임 동작에 완벽히 무너졌다. 아예 자빠지면서 치욕스럽게 실점을 허용했다. 이삭의 슈팅 패턴을 제대로 알고 있었다면 이런 치욕을 당하지 않았을 것이다.두 번째 실점도 판 더 펜한테는 치욕의 역사로 남았다. 페드로 포로의 어처구니없는 백패스로 판 더 펜이 당황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번 시즌 내내 위기 상황을 잘 대처해줬던 선수가 판 더 펜이다. 그런 선수답지 않게 너무 쉽게 돌파를 허용했다.
고든 역시 오른발잡이다. 판 더 펜은 또 무리해서 왼발을 견제하려가다 페인팅 동작에 완벽히 속았다. 고든의 플레이에 무게중심이 완전히 무너진 판 더 펜은 또 그라운드에 뒹굴면서 실점을 쳐다볼 수밖에 없었다.
세 번째 실점 장면에서도 판 더 펜은 이삭한테 완전히 공략당하면서 무너졌다. 이번 시즌 내내 크리스티안 로메로와 함께 최고의 수비력을 보여준 선수가 맞나 의심스러울 정도로 수비력이 심각했다.
월드 클래스급 재능을 가졌다고 칭송받았던 수비수라고 하기엔 판 더 펜의 '저점'은 너무 낮았다. 선수가 항상 좋은 경기를 펼칠 수는 없지만 수비수는 다른 포지션보다 더 기복이 없어야 한다. 판 더 펜이 더 좋은 선수가 되기 위해선 이렇게 치욕스러운 경기력이 나와선 안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