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은 후방부터 깔끔한 빌드업을 바탕으로, 아기자기한 패스 플레이와 공격적인 전개로 호평을 받고 있다. 아쉽게도 좋은 경기력이 승리로 연결되지 않았는데, 5라운드에서 대구FC를 3대0으로 꺾고 마수걸이 승리를 신고한데 이어 전북 현대까지 잡아내며 연승에 성공했다. 달리진 강원의 중심에 '새내기 센터백' 이기혁(24)이 있다.
이기혁의 원래 주 포지션은 중앙 미드필더다. 기술과 킥력을 갖춘 이기혁은 과거 파울루 벤투 감독 시절 대표팀에 발탁된 적도 있다. 올 겨울 제주에서 그를 영입한 윤정환 강원 감독은 '핵심 수비수' 김영빈이 부상으로 쓰러지자, 이기혁을 센터백으로 돌렸다. 이기혁은 "지난해 제주에서 스리백 일원으로 한 경기를 소화한게 유일한 경험이었다. 감독님이 동계 기간에 영빈이형이 다치고, 내가 왼발잡이니까 왼쪽 센터백으로 서보는게 어떻겠냐고 하시더라. 수비적인 부분만 신경 쓰면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아서 시작했다"고 했다.
물론 전문 센터백이 아닌만큼, 어려운 점도 많다. 특히 외국인 선수와의 싸움이 가장 힘들다. 이기혁은 "아무래도 K리그에서 뛰는 외국인 공격수들이 키가 크고 덩치가 좋다. 크로스 상황에서 공중볼 막는 게 어려운 것 같다. 위치 선정도 조금 어렵다. 형들에게 많이 배우고 있다. 영빈이형이 경기 후에 피드백을 많이 해주신다"며 "공격하는 재미도 있지만 수비수로 한 골을 막는 재미도 있더라. 영빈이형이 돌아오면 다시 미드필더로 가게될지 감독님이 아직 이야기해주신 것은 없지만, 계속 이 포지션에서 뛰는 것도 좋은 것 같다"고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