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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유 경질 버튼 사라졌나...퍼거슨 이후 최다 패배 '흑역사 제조기'

김대식 기자

입력 2024-04-05 14:55

수정 2024-04-05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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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유 경질 버튼 사라졌나...퍼거슨 이후 최다 패배 '흑역사 제조기'
로이터연합뉴스

[스포츠조선 김대식 기자]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수뇌부는 끝까지 에릭 텐 하흐 감독을 지지할 것처럼 보인다. 최소한 이번 시즌까지는.



이번 시즌 텐 하흐 감독을 향한 맨유 팬들의 믿음은 이미 사라진지 오래다. 텐 하흐 감독의 첫 시즌 모습에 팬들이 환호했던 이유는 카라바오컵 우승과 리그 3위라는 결과 때문이 아니었다. 텐 하흐 감독이 아약스에서 보여줬던 유기적인 축구를 맨유에 빠르게 이식하는데 성공해서 믿음을 보내준 것이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은퇴한 뒤로, 맨유의 축구는 방향성이 없었다. 데이비드 모예스, 루이 반 할, 조세 무리뉴, 올레 군나르 솔샤르 중 누구도 어떠한 축구를 지향하는지를 보여주지 못했다. 잠시 좋았던 시기들은 다 있었지만 지속되지 않았다.

텐 하흐 감독의 첫 시즌은 분명 달랐다. 매년 지적받던 후방에서의 안정감이 개선됐고, 유기적인 패턴플레이를 통해 공격을 수립해갔다. 지난 시즌의 성과는 분명 특정 선수 개인의 능력보다는 팀으로서 해냈다는 느낌을 팬들에게 남겼다. 그러나 이번 시즌 텐 하흐 감독의 축구는 사라졌다.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유기적이었던 팀플레이는 거의 찾아보기가 힘들다. 맨유에 신체조건이 좋은 스트라이커가 있는 것도 아닌데도, '뻥축구'가 자주 나온다. 선수간의 간격이 너무 벌어져, 패스플레이는 기대할 수도 없다. 지난 시즌 보여줬던 방향성이 깔끔하게 '리셋'된 모습이다.

경기력이 나쁘면 성적이라도 나왔어야 했다. 현실은 정반대다. 유럽챔피언스리그(UCL) 조별리그 충격 탈락을 시작으로 리그 6위라는 초라한 성적만이 남았다. FA컵 결승 진출이 유력하지만 현재 경기력으로선 우승을 기대하기 어렵다.

퍼거슨 감독 은퇴 후 맨유의 단일 시즌 리그 최다 패배는 12번이다. 이번 시즌 맨유가 이미 리그에서 12번 무릎을 꿇었다. 남은 8경기에서 맨유가 무패행진을 달릴 것이라고 예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전임 감독들도 흑역사를 많이 남긴 채 퇴장했는데, 텐 하흐 감독도 흑역사 제조에서 전혀 밀리지 않고 있다.그런데도 맨유의 스포츠적 운영권을 잡게 된 짐 랫클리프의 INEOS 그룹은 텐 하흐 감독을 믿고 끝까지 갈 모양이다. 텐 하흐 감독의 자리가 위기에 빠졌다는 이야기만 나올 뿐, 그의 미래에 대해서 진지하게 논의가 되고 있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맨유의 새로운 수뇌부가 차기 감독 후보 명단을 추리고 있다고는 소식도 있지만 이번 시즌 안으로 변화를 줄 기미는 아직까지 없다. 구단을 이끄는 방향성에 정답은 없지만 당장 바이에른 뮌헨만 봐도, 토마스 투헬 감독과의 미래가 그려지지 않자 계약 조기 종료라도 합의를 해냈다.

새로운 핵심 인사들을 공격적으로 데려오고, 구단 인프라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모습은 팬들에게 환영받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환경적인 요소가 좋은 구단이라도 팬들이 응원해주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맨유는 벌써 그렇게 전락한 지 10년이 넘었다.

감독만 갈아치우는 게 정답은 아니지만 모두가 텐 하흐 감독은 신뢰를 받을 자격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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