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뉴스

[포항 현장리뷰] 스틸야드에서 지워진 정효볼→포항 정재희 극장골! 광주 잡고 2연승

한동훈 기자

입력 2024-03-17 13:46

수정 2024-03-17 16:31

more
 스틸야드에서 지워진 정효볼→포항 정재희 극장골! 광주 잡고 2연승
사진제공=K리그

[포항=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포항이 '정효볼'을 부쉈다. 포항은 17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3라운드 광주와 경기에서 1대0으로 승리했다. 포항은 개막전 패배 후 2연승을 달렸다. 광주는 개막 3연승을 노렸지만 실패했다. 포항은 광주의 창을 완벽하게 막아냈다. 이정효 광주 감독의 유려한 전술 덕분에 '정효볼'로 이름난 광주였지만 이날만큼의 포항의 '쇠방패'에 철저히 침묵했다.



경기에 앞서 박태하 포항 감독은 "광주도 약점은 있다. 그걸 숨기려고 전방에서 개미처럼 뛰어다닌다. 이런 형태가 유지되면 쉽지 않지만 공략할 지점은 있다. 워낙 개미 같은 선수들이 잘 뛰어서 보완이 된다"라며 나름대로 비책을 준비했음을 암시했다. 이정효 광주 감독 역시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이정효 감독은 "우리가 잘하는 것을 먼저 준비했다. 상대가 전방부터 압박하며 나올 것 같다.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했다. 내려섰을 때에는 또 어떻게 대처할지 나름 준비를 해왔다"며 치열한 지략대결을 예고했다.

전반은 박태하 감독 의도대로 흐른 듯이 보였다. 포항은 기본적으로 4-4-2 포메이션으로 나왔다. 공격 시에는 왼쪽 풀백 완델손이 적극적으로 전진하고 최전방의 윤진호가 2선으로 합류하면서 중원 숫자를 늘린 3-2-4-1로 변화했다. 수세에선 스트라이커 조르지까지 내려앉았다. 공격과 수비 간격을 매우 촘촘하게 좁혔다. 중앙 미드필더 오베르단이 폭넓게 움직이며 광주의 패스 길목을 번번이 차단했다. 이정효 감독은 전반 23분부터 가브리엘 교체카드를 사용하며 답답함을 해소하려고 노력했다.

다만 포항은 마무리가 아쉬웠다. 포항은 결정적인 찬스를 두 차례나 놓쳤다. 전반 8분 역승 상황에서 조르지가 볼경합에 성공한 뒤 골키퍼와 단번에 맞서는 기회를 잡았다. 조르지는 노마크로 회심의 슈팅을 날렸지만 광주 골키퍼 김경민의 선방에 막혔다. 31분에도 홍윤상이 절묘한 터치로 수비를 일순간에 돌파하며 슈팅 각을 만들었으나 역시 김경민의 손아귀를 벗어나지 못했다.

후반전은 소강상태가 지속됐다. 광주는 여전히 포항의 단단한 수비 앞에 좌절했다. 전혀 실마리를 풀지 못하는 모양새였다. 이는 포항도 마찬가지였다. 포항은 광주의 공격 전개를 효과적으로 봉쇄했다. 그러나 포항도 공격에서는 우왕좌왕했다. 후반 22분 광주가 먼저 변화를 꾀했다. 이희균 최경록을 빼고 박태준 오후성을 투입했다. 포항도 6분 뒤 조르지와 김인성 대신 이호재 정재희 카드를 꺼냈다. 포항은 제공권이 뛰어난 이호재를 세워 단순한 공격을 계획했다.

양 팀 선수들 체력이 떨어지면서 빈틈이 발생했다. 승부는 추가시간에 갈렸다. 포항의 간결한 시도가 드디어 적중했다. 이호재가 길게 넘어온 킥을 헤딩으로 떨어뜨렸다. 정재희가 쇄도하며 광주의 수비진 틈을 파고 들었다. 골키퍼와 단독 찬스를 만든 정재희는 침착하게 골을 터뜨렸다.

이정효 감독은 속수무책으로 당한 패배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이 감독은 경기 후 "준비한대로 전혀 경기가 되지 않았다. 포항이 준비를 잘했다. 훈련의 50%도 나오지 않아서 안타깝다. 내가 많이 부족하다고 느낀 경기였다"라며 자책했다. 박태하 감독은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박 감독은 "훈련이 결과로 나타나 기쁘다. 선수들 정말 잘해줬다. 수고했다"며 웃었다.

포항=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




Copyright sports.chosun.com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