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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소의 질주' 햄스트링이 막았다..."황희찬 부상은 재앙"+'에이스와 주전 GK도 우려' 울버햄튼, 핵심 선수 이탈에 비상

이현석 기자

입력 2024-03-03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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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소의 질주' 햄스트링이 막았다..."황희찬 부상은 재앙"+'에이스와 …
A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울버햄튼이 부상으로 어려운 시기를 보내게 됐다.



울버햄튼은 3일(한국시각) 영국 뉴캐슬의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서 열린 뉴캐슬과의 2023~202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7라운드 경기에서 0대3으로 패배했다.

이날 경기에서 울버햄튼은 황희찬을 기용할 수 없는 상황을 극복하지 못하고 무기력하게 패배했다. 황희찬은 지난 브라이튼과의 FA컵 16강 경기 당시 햄스트링 부상으로 일찍 교체되며 경기장을 떠났는데, 부상 여파로 이번 경기 명단에 포함되지 못했다.

게리 오닐 감독은 아쉬움을 숨기지 못했다. 황희찬의 부상에 대해 "그는 지난주에도 햄스트링에 뻐근함을 느꼈다. 우리에게는 선택의 여유가 없었다. 앞으로 6주가량 결장이 예상되며 이는 분명히 재앙이다. 황희찬과 쿠냐는 비슷하게 돌아올 것이고, 아마 쿠냐가 더 빨리 돌아올 것이다"라고 황희찬의 부상에 대한 아쉬움을 표했다.

부상 당시만 해도 오닐 감독은 상태가 괜찮을 것이라고 짐작했다. 그는 "황희찬이 햄스트링 부위에 약간의 통증을 느꼈다. 황희찬의 상태는 크게 심각해 보이진 않는다"라고 밝혔었다. 하지만 정밀 검사 결과 상태가 더욱 심각했던 것으로 보인다.

황희찬 외에도 추가 부상 가능성이 있다. 영국의 메트로는 '페드루 네투와 조제 사 골키퍼도 부상으로 뉴캐슬전 하프타임에 경기장을 떠났다. 오닐은 그들의 빠른 회복 가능성을 믿고 있다'라고 전했다. 오닐 감독은 "사와 네투까지 빠지며 우리는 가장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라고 밝혔다.

황희찬에 이어 핵심인 두 선수까지 당분간 경기에 나설 수 없게 된다면 울버햄튼의 경기력에 큰 문제가 생길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번 부상은 황희찬이 올 시즌 반전의 활약과 함께 울버햄튼 공격 선봉장으로 활약하고 있었기 때문에 더욱 안타깝다.

2022~2023시즌을 앞두고 RB 라이프치히에서 울버햄튼으로 완전 이적한 황희찬은 지난여름 이적시장 당시 울버햄튼의 재정 문제와 더불어 부상으로 주전 경쟁에 어려움을 겪으며 이적 가능성이 제기됐었다. 일부 언론은 '황희찬은 올 여름 울버햄튼을 떠난다. 울버햄튼은 FFP 문제에 직면했고, 구단 장부 균형을 맞추기 위해 황희찬을 매각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가장 먼저 관심을 보였던 팀은 리즈였다. 리즈를 이끌었던 제시 마치 감독이 황희찬을 지도했던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리즈는 마치 감독이 떠난 여름 이적시장에서는 적극적이지 않았다. 리즈 지역지 MOT리즈뉴스는 '1년 전 황희찬에게 관심을 보였던 리즈는 이제 그 관심이 시들었다. 황희찬은 골 결정력에서 문제를 드러냈다. 경력을 정상 궤도에 올리기 위해 아예 해외에서 새로운 도전을 모색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리즈가 다음 시즌 프리미어리그, 챔피언십 둘 중 어느 곳에 있을지 모르지만 새 시즌에 앞서 새로운 얼굴들이 필요하다. 하지만 황희찬은 프리미어리그가 아닌 챔피언십에서 뛰는 건 만족하지 못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후에는 뉴캐슬이 관심을 보였다. 영국의 풋볼 인사이드는 '울버햄튼이 이번 여름 재정적페어플레이(FFP) 규정을 준수하기 위해 선수단 판매를 해야 한다. 구단 수뇌부가 약속을 깨면서 훌렌 로페테기 감독도 팀을 떠날 수 있다는 주장이 물밑에서 나오며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황희찬도 울버햄프턴이 다음 이적시장에 현금 확보를 위해 팀을 떠날 선수 중 하나다. 그에게 관심을 보이는 프리미어리그 팀은 뉴캐슬이다. 에디 하우 감독이 추가적인 선수단 보강을 원하고 있고 황희찬이 뉴캐슬이 쫓는 선수다'라며 뉴캐슬이 황희찬을 원한다고 전했다.

리즈와 뉴캐슬 모두 황희찬에 대한 구체적인 제안을 건네지는 않았고, 황희찬은 결국 팀에 잔류해 새 시즌을 준비했다. 이적설까지 휘말리고 감독까지 바뀐 상황이었기에 황희찬의 올 시즌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황희찬의 상황은 올 시즌 개막 이후 완전히 뒤집혔다. 훌렌 로페테기 감독이 떠나고 새 감독 오닐이 부임한 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개막전에서 입지가 흔들리며 교체로 밀려났던 황희찬은 세계적인 맨유 수비진을 앞에 두고 인상적인 경기력을 보여주며 눈도장을 남겼다. 황희찬은 후반 추가시간 가까운 포스트를 향해 왼발 슈팅을 시도했으나 슈팅이 완-비사카 발을 맞고 굴절돼 골대 옆그물을 때려 아쉬움을 삼켰다. 기세를 올린 황희찬은 시즌 첫 골도 빠르게 터졌다. 지난 8월 홈에서 열린 브라이턴과의 리그 2라운드 맞대결서 득점에 성공했다. 팀이 패해 빛이 바랬지만 유일한 골을 기록하며 해결사 가능성을 보여줬다.

리그 연속골로 입지를 확실히 다졌다. 리그 4라운드 크리스털 팰리스와 리그 5라운드 리버풀을 상대로 득점을 터트리며 절정의 골 감각을 뽐냈다. 갑작스런 햄스트링 부상으로 팬들을 놀라게했던 황희찬은 짧은 휴식만으로 회복했다. 팰리스전을 통해 복귀전을 치렀던 황희찬은 후반 15분 교체 투입돼 5분 뒤 득점을 기록했다. 브라이턴전에서도 교체 투입 후 5분 만에 헤더로 득점을 터뜨린 황희찬은 팰리스전 경기에서도 교체 투입 후 5분 만에 머리로 득점포를 쏘아올리며 울버햄튼 공격의 선봉장임을 증명했다. 리버풀을 상대로는 선발 출전해 전반 7분 선제골을 폭발했다. 비록 팀은 1-3으로 패해 빛이 바랬지만 황희찬의 활약은 박수를 받을만했다.

리버풀전의 폭발을 시작으로 득점 행진이 이어졌다. 리그컵 3라운드 입스위치전, 맨체스터 시티전, 애스턴빌라전, 본머스전, 뉴캐슬전, 셰필드 유나이티드전까지 무려 6경기 연속 공격포인트 적립에 성공했다.

코리안가이라는 별명까지 얻으며 명성이 올라갔다. 무려 세계적인 명장 펩 과르디올라 감독의 입에서 나온 별명이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울버햄튼과의 경기를 앞두고 경계해야 할 선수를 언급하면서 황희찬의 이름을 순간 잊어버리고 '더 코리안 가이'라고 말한 것이 큰 화제가 됐고, 이후 황희찬이 득점까지 기록하며 그의 새로운 별명으로 자리 잡게 됐다. 과르디올라 감독도 맨시티전 당시 황희찬에게 결승 역전골을 허용한 후 인터뷰에서 '황'이라고 이름을 정확하게 언급하며 깊은 인상을 받았음을 넌지시 밝혔다.

활약은 꾸준했다. 뉴캐슬전 당시 전반 파울로 페널티킥을 허용했던 황희찬은 후반 26분 자신의 실수를 만회했다. 고메스의 전진 패스를 따라 순간적으로 페널티지역 오른쪽으로 침투했다. 이후 섬세한 드리블로 태클을 시도한 수비수 한 명을 제치더니 한 박자 빠른 왼발 슈팅으로 가까운 골대 하단 구석을 정확하게 찔렀다. 셰필드전에서 도움을 기록한 황희찬은 토트넘전에서 올 시즌 처음으로 홈 경기 득점을 기록하지 못했지만, 이어진 풀럼 원정에서 다시 페널티킥 득점으로 공격포인트를 쌓았다. 번리전에서는 결승골을 기록하며 홈구장 몰리뉴 스타디움을 뜨겁게 만들었다.

오닐 감독도 시즌 초반 로테이션 선수로 고려했던 황희찬의 활약에 감탄을 쏟아냈다. 오닐 감독은 "가장 중요한 것은 그의 득점이고, 두 번째는 게임과 구조에 대한 그의 이해와 우리가 어떻게 하는지에 대한 이해다. 그는 내가 요청하는 것에 대해 정말 좋은 지능을 가졌다. 새로운 전술을 구현하려고 할 때 도움이 된다"라고 칭찬했다. 이어 "경기장에서 빠르게 상황을 이해하고 공격을 하나로 엮어낼 수 있는 사람이 중요한데, 황희찬은 바로 그런 사람이다. 정말 침착하고, 득점을 하기 위해 올바른 자리에 도착하는 본능을 보여준다"라고 설명했다.

오닐 감독은 지난해 12월에도 디애슬레틱과의 인터뷰를 통해 "황희찬이 그렇게 많은 골을 넣은 이유는 그에게 달려 있는 것이지, 나에게 달려 있지 않다"며 "그는 대단한 자질을 갖고 있다. 팀 구조가 그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그는 특정 지역에 있어야 할 때와 그렇지 않은 때를 알고 있으며, 그는 공을 오래 갖고 있지 않으며, 아주 관리를 잘한다. 팀은 특정 방식으로 경기장에서 골문 앞에 도달할 수 있도록 구성된다. 황희찬은 이런 방식을 따라 특정 지역에 도달하면 골을 넣을 기회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라며 황희찬의 뛰어난 능력에 감탄했다.

올 시즌 최고의 활약을 보여준 황희찬이 다시 한번 부상이라는 벽에 가로막혔다. 황희찬이 부상 이후 문제 없이 시즌을 마무리할 수 있을지에도 팬들의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이현석 기자 digh1229@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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