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성 체제로 전환한 전력강화위원회가 21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첫 미팅을 가졌다. "어려운 시기에 중책을 맡아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는 정 위원장은 차기 감독에 대한 힌트를 공개했다. 임시와 정식 감독, 국내와 외국인 감독, 현직과 야인 감독, 모든 가능성은 열어뒀지만, 무게추는 정식 국내파 감독으로 기울고 있다. 정 위원장은 "정식 감독을 뽑아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를 이뤘다. 임시로 꾸리기에는 여러 난제가 있다는 의견이 많았다. 다만 논의 상황에 따라 임시 체제로 갈 수도 있다"고, "시기적으로 3월 예선 두 경기를 준비하는데 있어 국내 감독에 비중을 둬야 하지 않나 하는 의견도 나왔다"고 전했다. 이어 "시기적으로 촉박한 가운데 현직에서 일하고 계신 분이 선정된다면, 직접 찾아가서 도움을 요청을 해야할 것 같다"며 현직 감독도 가능하다는 뜻을 전했다.
정 위원장은 이날 총 8가지의 기준을 공개했다. 게임 플랜을 짜고 실행할 수 있는 '전술', 취약 포지션을 해결하는 '육성', 지도자로 어떤 성과를 얻었는지 '명분',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 '경력', 선수단-협회와 논의할 수 있는 '소통', 관리형인지, 동기부여형인지 등 '리더십', 코칭스태프를 어떻게 꾸릴 수 있는지 '인적시스템', 어떤 상황에서도 결과를 만들 수 있는 '성적' 등을 고려하겠다고 했다. 사실 대부분 감독들을 평가하는 덕목을 나열하는 수준이었다. 어떤 것이 더 우선시 될지는 향후 논의를 통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클린스만 감독 선임 당시 대한축구협회는 이 부분을 간과했다. 우리가 어떤 축구를 할지를 위한 어떤 논의도 없었고, 그 논의를 할 생각도 없었다. 어떤 축구를 해야 할지도 정하지 않았는데, 제대로 된 감독을 뽑을리 만무했다. 우리 철학이 없으니 '어떤'이 아니라 '누가'가 포인트가 될 수 밖에 없었다. '기준'이 아무리 거창한 들, 달라질게 없었다. 그저 선임이 목적이었으니, 철학도 중요치 않았고, 논의도 필요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