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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ON]"SON 같은 리더 없나!" 日 기자의 분통, 도미야스의 리더십 '디스' 거센 후폭풍

김가을 기자

입력 2024-02-05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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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 같은 리더 없나!" 日 기자의 분통, 도미야스의 리더십 '디스'…
3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8강전 이란과 일본의 경기. 이란에 패하며 4강 진출에 실패한 일본 선수단이 아쉬워하고 있다. 알라이얀(카타르)=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3.02.03/

[도하(카타르)=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손흥민(토트넘) 같은 리더가 없어서 졌다."



강력한 '우승후보' 일본이 몰락한 순간, 현장의 일본 기자들은 분노를 표했다.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이 이끄는 일본 축구 A대표팀은 3일(이하 한국시각)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란과의 카타르아시안컵 8강전에서 1대2로 충격 역전패했다. 일본은 전반 28분 모리타 히데마사의 선제골로 1-0 리드를 잡았다. 하지만 후반 10분 모하마드 모헤비에게 동점골을 내줬고, 경기 종료 직전 페널티킥으로 실점하며 고개를 숙였다.

말 그대로 '충격'이었다. 일본은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후보였다. 2022년 카타르월드컵 이후 상승 곡선을 그렸다. 지난해 6월 엘살바도르전(6대0)을 시작으로 A매치 연승 행진을 달렸다. 일본은 이번 대회 최종 명단 26명 중 20명을 유럽파로 채웠다. 구보 다케후사(소시에다드)는 지난해 말 유럽 매체 트랜스퍼마켓이 발표한 아시아 선수 몸값 1위다.

뚜껑을 열었다. 일본은 조별리그부터 '삐걱'였다. 베트남과의 조별리그 D조 1차전에서 한때 1-2로 밀렸다. 일본은 유럽파의 압도적 개인기를 바탕으로 가까스로 4대2 승리했다. 하지만 2차전에서 이라크에 1대2로 고개를 숙였다. 결국 일본은 D조 2위로 토너먼트에 올랐다. 일본은 16강전에서 바레인을 3대1로 제압했지만, 결국 8강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이란에 패하며 도전을 마감했다.

후폭풍이 거세다. 일본은 이번 대회 전부터 각종 균열의 움직임이 있었다. 구보가 스페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아시안컵을 시즌 중에 개최하는 건 무척 유감스럽다. 나에게 월급을 주는 팀은 분명히 레알 소시에다드다. (아시안컵과 같은) 대표팀 대회는 의무 참가 규정이 있어서 강제로 나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부상 이슈도 있었다. '핵심' 미토마 가오루(브라이턴)가 대회를 앞두고 소속팀 경기 중 발목을 다쳤다. 아시안컵 출전 자체가 불투명했지만 모리야스 감독은 미토마를 선발했다.

지난달 31일 바레인과의 16강전을 앞두고는 초대형 변수가 발생했다. 이토 준야(랭스)가 '성범죄 혐의'로 이탈했다. 경기를 앞두고 일본 언론을 통해 이토가 성범죄 가해자로 형사 고소를 당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토는 보도 뒤 치른 바레인과 16강전에는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리기만 했다.

일본축구협회(JFA)는 이토 문제를 놓고 '오락가락 행정'으로 스스로 발목 잡았다. 이토가 성범죄 혐의로 고소당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JFA는 1일 이토를 대표팀에서 소집 해제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불과 몇 시간 뒤 결정을 번복했다. 그리고 2일 오전 다시 뒤집어 이토가 대표팀을 떠나는 것으로 최종 결정했다. 모리야스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이토를 과도하게 몰아붙이는 것은 자제해줬으면 한다. 그는 아시아에서 정말 훌륭한 선수다. 그가 뛰지 못한다는 것은 아시아 축구 발전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가 (앞으로) 아시아 선수로서 세계와 싸울 수 있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함께 응원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현장에선 모리야스 감독의 발언이 경솔했단 평가가 나왔다. 그의 발언 자체가 2차 피해를 유발할 수 있단 이유였다.

8강 탈락 뒤 후폭풍이 거세졌다. 도미야스 다케히로(아스널)는 "팀이 좋지 않을 때, 목소리나 플레이로 분위기를 바꿔야 한다. 그걸 바꾸려는 선수가 얼마나 있는가. 솔직히 그 힘을 느끼지 못했다"고 작심 발언했다. 일본 언론 도쿄스포츠 온라인판에 따르면 모리야스 감독은 도미야스의 발언과 관련해 "유럽과 일본의 문화 차이로 선수들에게 말을 거는 방식이 전혀 다르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서로의 역량을 맞춰가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 말의 사용법 등이 그런 것 같다"고 답했다.

일본의 현장 기자들도 분노했다. 탈락 뒤 짐을 싼다던 A기자는 "일본에는 손흥민과 같은 리더십이 없다. 엔도 와타루(리버풀)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이토 사건이 터졌을 때도 확실한 리더십을 보이지 못했다. 그게 차이다. 손흥민처럼 위기에 놓였을 때 동료들에게 힘을 주는 리더십이 없다. 한국이 꼭 우승했으면 좋겠다"고 분개했다. 우승후보 일본이 거센 후폭풍을 맞고 있다.

도하(카타르)=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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