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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현장리뷰]'손흥민,복수의 결승골 작렬!' 한국, 호주에 2-1 역전승하며 준결승 진출…요르단과 재대결 성사

김가을 기자

입력 2024-02-02 18:07

수정 2024-02-03 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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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복수의 결승골 작렬!' 한국, 호주에 2-1 역전승하며 준결승 …
2일(현지시간) 카타르 알와크라 알자누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8강전 대한민국과 호주의 경기. 연장 전반 손흥민이 역전골을 만든 뒤 환호하고 있다. 알와크라(카타르)=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2023.02.02/

[알와크라(카타르)=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9년 전 아픔을 준 호주를 상대로 시원한 앙갚음하며 64년만의 우승에 성큼 다가섰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3일 오전 0시30분(한국시각) 카타르 알와크라의 알자누브 스타디움에서 열린 호주와 카타르아시안컵 8강에서 2대1 대역전승을 거뒀다. 전반 크레이그 굿윈에게 선제실점하며 끌려갔지만, 후반 추가시간 6분 손흥민이 얻어낸 페널티를 황희찬이 동점골로 연결했다. 그리고 꾸역꾸역 올라간 연장전반 9분 손흥민의 그림같은 프리킥 결승골로 2경기 연속 기적과도 같은 역전 드라마를 썼다.

이로써 2015년 호주대회 결승에서 개최국 호주에 분패하며 우승을 놓쳤던 한국은 9년만에 다시 만난 호주를 누르고 통쾌한 복수극에 성공했다.

16강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사우디아라비아를 꺾고 간신히 8강에 오른 한국은 이로써 2015년 이후 9년만에 준결승에 진출했다. 앞서 타지키스탄을 1대0으로 꺾은 요르단과 재대결이 성사했다. 조별리그 2차전에서 맞붙어 2대2로 비긴 요르단과는 7일 알라이얀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결승 진출을 다툴 예정이다.

위르겐 클린스만 대표팀 감독은 16강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 꺼내는 스리백을 빠르게 폐기처분하고 다시 포백을 가동했다. 플랜A로의 빠른 회귀다. 김태환 김민재 김영권 설영우가 포백을 구축했다. 중원에도 전문 수비형미드필더인 박용우를 박스투박스 황인범 옆에 배치했다. 2선은 이강인 손흥민 황희찬이 배치됐다. 부상을 안고 대회에 임한 황희찬은 처음으로 선발 출격했다. 지난 사우디전에서 '극장 동점골'을 넣은 조규성이 공격 선봉으로 나섰다.

그레이엄 아놀드 감독이 이끄는 호주는 4-3-3 포메이션을 빼들었다. 굿윈, 듀크, 보일이 스리톱을 맡고, 맷커프, 베커스, 어빈이 중원을 지켰다. 앳킨슨, 로울스, 수타, 베히치가 포백을 꾸리고, 라이언이 골문을 맡았다. 공격시에는 4-3-3, 수비시에는 4-4-2로 전형을 바꿔 수비진을 두텁게 했다.

초반 양팀 모두 신중한 탐색전을 펼쳤다. 고수의 향기가 진하게 풍겼다. 18분 맷커프가 오른쪽에서 가운데로 접으며 왼발슛을 날렸으나 골대를 벗어났다. 19분, 위험지역에서 박용우가 넘어지며 상대에게 기회를 내줬다. 굿윈의 슛은 다행히 조현우가 선방했다.

기회 뒤에 위기가 찾아왔다. 42분, 황인범이 우리 진영 페널티 박스에서 패스 미스를 범했다. 한국 수비진은 상대의 매끄러운 패스 연결에 왼쪽 수비가 완벽히 허물어졌다. 노마크 상황에서 앳킨슨의 크로스가 문전으로 향했다. 파포스트 부근에 있던 굿윈이 공을 잡을 때 마크하는 선수는 없었다. 굿윈의 왼발슛은 골문 구석에 꽂혔다. 한국은 지난 사우디전에 이어 또 선제골을 허용하며 경기를 어렵게 풀어가고 있다.

한국의 첫 슈팅은 후반 4분에야 나왔다. 설영우가 좌측에서 넘겨준 크로스를 반대편에서 이강인이 건네받아 빠른 템포의 왼발 슛으로 연결했으나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도리어 9분 추가실점 위기에 직면했다. 이번에도 상대 크로스 한 번에 수비과 완전히 무너졌다. 노마크 상황에 놓인 보일의 헤더를 조현우가 선방했다. 흘러나온 공을 보일이 리바운드 슛으로 연결했지만, 조현우를 뚫지 못했다. 15분 황희찬의 슛은 골키퍼에 막혔다.

한국 벤치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24분 공격수 조규성을 빼고 미드필더 이재성을 투입했다. 손흥민이 원톱 자리로 올라서고 이재성이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에 배치됐다. 호주 벤치도 곧바로 반응했다. 베커스와 맷커프를 빼고 오닐과 맥그리를 투입했다. 뒤이어 굿윈과 앳킨스을 빼고 보스와 밀너를 투입했다. 후반 중반부터 한국이 완벽히 주도하는 경기 양상에서 에너지를 주입하려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한국의 공격은 상대의 두 줄 수비 파웨법을 찾는데 애를 먹었다. 측면 크로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했지만, 박스 안 동료에게 정확히 전달되는 경우가 거의 나오지 않았다. 손흥민은 이날따라 공을 잡으면 주춤주춤 망설이다 템포를 놓치기 일쑤였다. 29분 상대의 롱 스로인 공격에 듀크에게 헤더를 허용했지만, 조현우가 안정적으로 막아내며 위기를 넘겼다. 후반 32분 황인범이 빠지고 홍현석이 투입됐다.

사우디전 연장승부 여파일까. 힘을 내야 할 한국 선수들이 지쳐가기 시작했다. 38분 상대에게 역습을 허용했다. 어빈의 크로스를 듀크가 문전 앞 헤더로 연결했지만, 골대를 살짝 벗어났다. 40분 클린스만 감독은 양현준을 투입하며 마지막 승부수를 띄웠다. 45분 이강인의 침투패스를 받은 손흥민의 크로스가 상대 골키퍼 손에 걸렸다. 추가시간 1분, 김민재가 상대에게 공을 가져오는 상황에서 파울을 범했다는 판정으로 경고를 받았다. 김민재는 한국이 승리하더라도 누적경고로 4강전에 나서지 못한다. 패색이 짙은 후반 추가시간 4분 기적과도 같은 일이 벌어졌다. 손흥민이 세 명에게 둘러싸인 상황에서 꾸역꾸역 방향을 틀어 드리블 돌파를 하는 과정에서 밀러의 발에 걸려넘어졌다. 키커는 사우디전에서 8강 진출 확정골을 넣은 황희찬. 황희찬이 자신있게 골문 좌측 상단을 노리고 찬 공이 그대로 골망에 꽂혔다. 2경기 연속 '기적'이 벌어졌다. 경기는 연장 승부에 돌입했다.

기세를 탄 한국은 연장전반 4분, 황희찬의 오른발 발리와 이강인의 연이은 헤더가 모두 상대 골키퍼 라이언에게 막혔다. 7분 이재성의 중거리 슛은 골대를 벗어났다. 12분, 황희찬이 빠른 돌파로 상대 페널티 박스 부근에서 프리킥을 얻었다. 키커는 손흥민. 좌측 상단을 노린 손흥민의 슛은 그대로 골망에 꽂혔다. 손흥민은 한국인 아시안컵 최다 출전 경기에서 결승포를 꽂았다. 연장전반 종료 직전, 하프라인 부근에서 오닐의 거친 태클에 황희찬이 쓰러졌다. 주심은 오닐에게 옐로카드를 빼들었다. VAR 판독 결과, 오닐의 스터드가 황희찬의 왼쪽 발목을 가격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온필드 리뷰를 마친 주심은 오닐에게 다이렉트 퇴장을 명했다. 한국은 연장후반을 앞두고 수적 우위를 점했다.

부상이 의심된 황희찬은 연장후반을 앞두고 오현규와 교체됐다. 박용우 대신 박진섭이 투입됐다. 수적 열세에 놓인 호주가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아 보였다. 연장 후반 7분 손흥민이 쏜 슛은 골대를 살짝 벗어났다. 호주도 막바지 적극적인 공격으로 동점골 사냥에 나섰지만, 김민재를 중심으로 한 수비진에 막혔다. 14분 이강인과 양현준의 연속 슈팅은 상대 골키퍼에 막혔다. 한국은 경기를 조기에 끝낼 수 있는 기회를 날렸다. 하지만 남은 시간 침착하게 리드를 유지했다. 경기는 그대로 한국의 2대1 역전승으로 끝났다. 알와크라(카타르)=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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